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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본기란 무엇인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삶을 지탱하는 뿌리

by 심상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기’란 무엇일까? ‘기본기’라는 말은 단순한 기술이나 스킬의 문제가 아니다.
사전적으로는 “사물이나 현상, 이론, 사실 따위를 이루는 바탕이나 기초”를 의미한다. 하지만 필자는 기본기란 <자기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마음속에 뿌리내린 깊은 감정과 생각>이라고 정의했다. 뿌리가 깊어야 나무가 높이 자라듯, 기본기는 내가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시작점이자 지속의 조건이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흔히 기술이나 실력, 스펙과 같은 ‘눈에 보이는 성장’에 집중한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것만 한다면 마치 화려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기초공사를 대충 하는 것과 같다. 잠깐은 세워질 수 있지만, 결코 오래 버티지 못한다. 반면, 기본기가 튼튼한 사람은 어떠한 환경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 늦어 보일 수 있지만,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린다.



뇌과학적으로도 기본기의 중요성은 분명히 설명된다. 반복을 통해 습관화된 기술은 뇌의 신경 회로를 강화하고 자동화한다. 이 과정을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이라고 한다. 초기에 어떤 행동을 학습하면, 뇌는 해당 행동을 처리하기 위한 신경 회로를 새롭게 구성한다. 이 회로가 반복을 통해 강화되면, 행동은 점점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실행된다. 즉, 기본기는 단순히 반복의 문제가 아니라, 뇌를 변화시키는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기본기는 대개 무형의 것들로 구성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삶의 지속성과 깊이를 좌우하는 본질들이다. 자기 효능감, 자존감, 집중력, 자기 관리 능력, 꾸준함, 도덕성, 책임감… 이 모든 것들이 모여 하나의 ‘기본기’라는 체계를 만든다. 우리는 자기 계발을 함으로써 기본기를 쌓아갈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의 기본기의 예시를 들면, 축구는 초중고 10년 넘게 축구를 해왔다는 사람이 있어도, 기본기 없이 시간만 보낸 사람은 기본기를 1년 충실히 훈련한 사람에게 쉽게 따라 잡힌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본기를 익히는 사람은 기초적인 움직임 훈련(순간가속도를 내는 법, 드리블을 하는 법 등), 그에 필요한 근력운동과 기능성운동, 시야, 체력 등 모든 것을 정확하게 학습하고 강화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많이 했다’는 것만으로는 성장이라 말할 수 없다. ‘기본’에 충실했느냐가 진짜 실력을 가른다.



러닝을 예로 들어도 마찬가지다. 기본기를 중요시하지 않는 사람은 무작정 달린다. 처음에는 속도가 붙고, 성취감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성장이 더뎌지고 슬럼프에 빠진다. 왜? 호흡, 자세, 근력, 회복, 유연성 같은 ‘기초’가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기본기에 충실한 사람은 다르다. 단순히 달리는 데 그치지 않고,

폐활량을 늘리는 호흡법을 훈련하고, 러닝 후 보강운동근력을 하고, 사이클과 같은 교차운동을 하며 조화롭게 구성한다. 이런 사람은 성장의 곡선이 완만하게 지속되며, 슬럼프에서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말한다. “기술만 알면 월 천은 벌 수 있어.”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바라본 사람, 월 1억, 수십억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은 입을 모아 말한다. “사업은 결국 고독과의 싸움이다. 고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기본기가 필요하다.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 자존감, 체력, 인내, 도덕성, 인간관계가 무너지면 그 사업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기본기를 무시할까? 기본기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느껴지지 않고, 재미없고 지루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자극에 민감한 인간의 뇌는 익숙한 것을 반복하는 것을 지루하게 여긴다. 하지만 바로 그 지루함을 이겨낸 사람이 깊고 단단한 내공을 가진 사람이 된다. 결국 기본기는 지루함을 이겨내는 힘이자,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눈에 보이는 스킬보다 중요한 건, 그 스킬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무형’의 힘이다. 기본기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기본이다. 아주 작은 습관이면서 전체의 뿌리가 되는 핵심이다. 하루를 자신만의 루틴으로 시작하는 것, 분노와 고독을 조절하는 법을 익히는 것, 자아를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 일과 휴식의 밸런스를 맞추고 정신력과 체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이런 작은 일들이 쌓여 큰 사람이 된다.



리더십 코치의 대가이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는 진정한 성공의 핵심이 되는 기본기로 아홉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성공이 겉으로 드러나는 ‘유형의 성과’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반 위에서 자란다고 보았다.


그가 말한 아홉 가지 기본기는 다음과 같다.

성품, 습관, 주도성, 사명감, 독립 의지, 시간 관리법, 상호의존성, 승-승 패러다임, 자기 쇄신.

이 요소들은 모두 내면의 성숙과 인격적인 기초에 해당되는 것들이다. 즉, 화려한 기술이나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자기 관리 능력이라는 것이다. 이 아홉 가지를 갖춘 사람은 좋은 기회나 환경을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성공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미 그 안에 성공을 받아들일 준비와 역량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성공은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 있다. 결국, 성공은 기본기에 충실한 사람에게 찾아오는 결과이며, 그 기본기는 언제나 내면에서 시작된다. 지금의 나에게 묻고 정의하자.


"기본기란 무엇인가?"
“지금 내게 필요한 기본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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