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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Sep 11. 2024

다음은 어디로?

크로아티아(Croatia)


 유프라시안 바실리카를 나와 로마시대 사람들이 걷던 길을 천천히 걸어 바닷가로 나왔다. 크로아티아에서 가보려고 계획했던 곳들은 다 보았는데 아직 이틀이 남았다. 전날 계획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호수가 아름답다는 슬로베니아의 블레드를 가기로 되어있었다. 구글맵에서 가는 길로 알아 놓았다. 지도를 보며 또 하나의 가능성이 떠 올랐다.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가는 길에서, 크르카 국립공원의 로스키 슬랩에서 호수 안에 있는 예쁜 수도원을 보았으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북 이탈리아의 아퀼레이아로 가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 친구에게 조심스레 건의했다.

"혹시 행선지를 이탈리아의 아퀼레이아로 바꾸면 어떨까? 꼭 블레드에 가고 싶으면 그렇게 하고..."

"왜?"

"지도에 보니 아퀼레이아가 여기서 가깝고, 해안도로도 멋있을 것 같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로마의 유적지도 있다고 해서.."

"그럼 그렇게 하자" 정말 괜찮은 건지 나를 위해 참는 건지 선선히 대답하는 친구.

"정말 괜찮아?"

"정말 괜찮아.."

그럼 아퀼레이아로 가자.  


점심은 늘 그렇듯 두 가지를 시켜 나누어 먹었는데 

이탈리아가 가까운 여기는 역시 스파게티가 더 맛있었다. 


한 시간도 안 걸려 크로아티아 국경을 넘고 

크로아티아, 잠시 안녕.


여기서부터는  슬로베니아다. 슬로베니아도 전 유고슬라비아 6개 국가 중 하나다.

이곳도 슬로베니아의 바다로 통하는 작은 부분이다. 한적한 농가를 30분쯤 지나니 벌써 이탈리아 국경이다.  


환영한다는 말도 여권 보자는 사람도 없는 이탈리아 국경을 지나 번화로운 항구도시 트리에스테를 지나고 

그라도 쪽으로 향해 해안도로로 접어들었다. 

이탈리아의 휴양도시 그라도에서 아퀼레이아로 이어지는  축대 같기도 하고 다리 같기도 한 길을 지난다. 

여기는 그라도 라군(Grado Lagoon)이다



차를 세울 수 있는 갓길에 잠시 서서 바닷바람도 즐기고 

길 옆의 야생화도 보고  



드디어 아퀼레이아에 도착했다.


로마,

미디오라눔(밀라노)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

카르타고(튜니지아)

안티오크(시리아)

알렉산드리아(이집트)

트리에르(독일)

카푸나(이탈리아)와 함께 세계의 9대 도시에 속했던 도시였는데 

지금은 아주 조그만 마을이 되어버렸다.  


그 옛날에는  로마에서 달마시아 지방이나 터어키 그리스로 가는 길목에 있어 교통의 요지였고 아드리아해로 들어오는 지중해 문물이 강을 따라 이 도시까지 들어와 인구가 7만에서 10만이나 되었다.  

지금은 쇄락한 작은도시가 되었지만  로마시대 후반 4세기에 이 도시는 이탈리아 반도에서 4번째,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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