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일지 6) 내 설거지 왜 맘대로 하는데?
가출의 두 번째 이유.
통제광 공시생 드디어 미쳐버렸다.
누가 내 설거지를 대신해주었다고 화를 내다니, 배가 매우 매우 불렀다.
"자기전에 하려했는데, 왜 하냐고"
공부란 오로지 내가 세운 계획과 시간 속에 움직이는,
그 누구도 침범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영역.
공시를 시작하니 통제성향이 더욱 강해졌다.
내 책상의 먹다 남은 쓰레기를 치워주는 것조차 용서가 되지 않는다.
배가 아주아주 불렀다.
하지만 공동체 생활이란 내 뜻대로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훨씬 많은 법.
집을 나왔다.
집안일을 하느라. 저녁을 준비하느라, 공부시간에 올인할 시간이 더 적어졌다.
이상하게 지금이 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