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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윤 Aug 09. 2020

오랜만

모든 것이 오랜만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오랜만이고, 여행을 온 것도 오랜만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럴듯한 여행도 아니고 그저 호텔에서 뒹굴댈 뿐이지만 오랜만에 탄 비행기 덕에 적잖이 설렌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오랜만인 것은 잠이 오지 않는다. 세 시간 정도 잠들었다 깬 후 세 시간 넘게 잠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고민하던 첫 글을 쓰게 되었다.


머릿속에 쓰고 싶은 건 많았는데 막상 키보드를 두드리려니 준비가 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새로 이용하는 플랫폼에서의 첫 글은 멋들어지게 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어떤 소재도 첫 글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이야말로 어슴푸레한 새벽이란 말이 어울린다. 비가 많이 오는 요즘 호우주의보 덕에 어제도 우산과 함께 한 하루였지만 지금은 조용하다. 지나가는 차 소리에 젖은 바퀴 소리는 섞이지도 않았다. 호텔에서 내내 틀어둔 에어컨 덕에 쾌적한 공기와 딱 적절한 시간인 것 같다. 


곧 아침 8시.

아침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시간이다. 평소라면 이 시간엔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설 시간이지만 지금은 집도 아니고 일상을 보낼 평일도 아니다. 모든 것이 새로운 듯 새롭지 않은 그래서 오랜만인 날이다.


그래서 마음만 설레 잠들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시간이 아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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