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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부슬 Apr 08. 2021

글쓰기를 시작하며

부유하는 글자 조각, 문장 조각 따위에 무게를 실어 하얀 화면에 각인을 시키면 머릿속이 조금은 정돈되지 않을까. 사실 부스러기들은 한데 쓸어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가장 깔끔하다. 그런데 나는 그 조각에 돋보기를 갖다 대어보고 혹은 혀에 찍어 맛도 보고 혹은 가만히 식탁 위에 두고 보는 그런 크게 쓸모 있지는 않은 일을 하려 한다. 어쩌면 그 부스러기 중에 꿈질거리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3048년 즈음 한 역사학자의 '2020년의 대한민국 30대 여성의 삶은 이러저러한 모양새를 띄었다'와 같은 문장이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잡다한 레퍼런스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망상 때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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