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꿈을 꾸는 자가 네가 아니라면,

내가 보고싶지않은 장면은 내 인생에서 나타나지않는다.

아무리 끔찍한 일들이라도 그게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라면 그리고 내 귀에 뉴스로라도 들린다면 그냥

내가 듣고싶고 보고싶어서였다. 나는 여리디 여린 여자 사람이 성폭행당하는 것을 보고싶어했고 전쟁나서 아이가 울면서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것도 보고싶었도 원폭이 터지는 것도 보고싶었으며 남북이 분단되는 것도 보고싶었고 질투를 하고 살인을 하고 미워하고 누군가 자살하는 것도 보고싶었다. 내 전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들이랑 놀아나는 것도 지금 남자친구가 나 외의 여자들과 과거에 깊은 사랑에 빠져있는 모습도 보고싶었다. 내가 사기당하는 것도 상사의 따님들이 서울대에 가서 열등감을 느끼는 것도 엄마아빠가 이혼한 것도 그 친구의 글에 많은 글이 쓰여있는 것도 내 친구들이 뿔뿔히 흩어져서 내가 지금 놀 친구가 없는 것도 친오빠 부부가 엄마를 이제는 찾지않는 것도 이직한 회사가 평화롭지만 왜인지 다들 엘리트 의식이 있어서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도 내가 좀처럼 활약을 할 수 없어서 무기력힌 것도 나대지못하는 환경이 된 것도 아빠가 아직도 어리석고 짜증나는 것도 그 모든 것이 정녕 내가 보고싶어 만든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부정안한다.

나는 한때 내가 초대하지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세상이 나에게 억지로 떠안기는 듯한 모든 일의 원인이 정말로 무엇인지 지각하지 못했다.

나에게 고통과 두려움을 일으킨다고 지각한 수많은 원인들 가운데 나의 죄의식은 없었으며 나는 어떤식으로든 고통과 괴로움을 스스로 요청하지않았다는 것 이 한가지만은 확실했다.

바로 이런식으로 모든 환상이 발생한다. 환상을 만드는 자는 자신이 환상을 만들고있다고 보지않으며 환상의 실재성도 그에게 달려있지않다. 환상의 어떤 원인이든 그와는 동떨어져있고 그가 보는 것은 그의 마음과 별개다. 그는 꿈의 실재성을 의심할 수 없다. 그는 꿈을 만들고 꿈을 실재적으로 만드는 데서 자신이 하는 역할을 보지못하기때문이다.

세상이 자기대신 꾸어주는 꿈에서 깨어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그는 다른 사람이 꾸는 꿈의 일부가 된다.

그는 자신이 만들지않은 꿈에서 깨어나겠다고 선택할 수 없다. 그는 어떤 별개의 마음이 상상하고 소중히 여기는 꿈의 희생자로서 무력하게 서있다. 그 마음은 분명 그를 배려하지않을 것이며 그 날의 날씨나 시간만큼이나 그의 평화와 행복에 대해 무신경하다.

그 마음은 그를 사랑하지않으며 자신의 꿈을 만족시키는 배역이라면 아무곳에나 그를 던져놓는다.

그는 너무도 가치가 없어서 다만 세상의 헛된 꿈꾸기속에서 상상된 무의미한 줄거리에 따라 위아래로 날뛰고 춤추는 그림자에 불과하다.

네 꿈을 꾸는 자가 네가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