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만지고 움직이며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 속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이가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을 때면 나도 절로 미소를 띠며 몽글몽글한 마음이 들고, 파지를 가득 담은 수레를 끌고 가시는 할머니를 도와드리면서 마음속에 따뜻함이 퍼지고, 며칠을 밤새워 공들여 만든 작품이 공모전에 당선되길 바라며 두 손 모아 기도하며 간절한 마음이 들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함께 열을 내며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감정의 종류도 다양할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그 정도도 다르다. 그렇기에 감정은 셀 수 없을 만큼 무수히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들, 과연 어른된 지금은 몇 개나 알고 있을까?
지금도 누군가 나에게 물어보면 가장 빨리 답할 수 있는 감정들.
"좋아, 신나, 싫어, 짜증 나, 답답해, 속상해"
그 많은 감정들 중 주로 표현하는 감정은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정도라는 게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분명 지금 느껴지는 감정이 있는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쓰기도 하고, 때로는 저 감정들조차 빠르게 표현하지 못할 때도 있다.
아이들은 어떨까?
아이들의 감정 표현 방법은 사전적인 정의를 떠나 생각지 못한 표현들도 많이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치료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 자신의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고, 인지하더라도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니 행동을 표출하기도 한다.
나도 내가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하는 데 어렵다고 느껴지는데 아이들은 더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감정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감정 활동을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많은 감정들을 알고 직접 표현하며 경험하면서 알려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_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을 사전 속 감정 어휘들로 정리되어 있지만 감정은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사전 속 단어일 뿐일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감정을 사전적인 정의가 아닌 진정한 감정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부터 내 마음을 잘 돌보며 감정에 대해 고민을 하고, 건강하게 잘 표현하며 다뤄주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