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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무게: 순례자의 마음으로

가끔씩은 자신의 감정을 절절하게 토해내고 싶을 때가 있다. 마치 순례자가 긴 여정에서 만나는 깊은 밤처럼, 그 감정은 우리를 고독하게 만든다. 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감정을 글로 풀어내려 해도 너무나 버거운 마음속의 무게들이 내 핏줄을 타고 내 안을 맴돌다가 희석되곤 한다. 삶이란 어쩌면 그런 순례의 여정일지도 모른다. 자신에게조차 드러내기 버거운 절절함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길.


절절한 감정은 때때로 우리를 압도한다. 순례자가 길을 걷다 만나는 예기치 못한 폭풍처럼. 그 감정을 이해하고 싶지만,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찾기란 어렵다. 피하고 싶은 무거운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이는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박힌 진실된 감각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때로 그 감정을 그냥 머금고 살아가기로 한다. 마치 순례자가 자신의 발바닥의 물집을 받아들이듯이.


삶의 무게를 멜 때 중요한 것은 그 무게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많은 순례자들이 각자의 이유로, 각자의 짐을 지고 같은 길을 걷는다. 많은 이들이 각자의 절절함을 품고, 그 사이에서 더 나은 날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렇다. 갑자기 찾아드는 울컥하는 감정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매일의 소소한 순간 속에서 우리는 감정을 조금씩 털어놓을 수 있다. 마치 순례길에서 만나는 작은 쉼터처럼. 친구와의 대화, 취미를 통한 창작, 혹은 적어도 자신에게 솔직해지려는 노력. 이런 작은 시도들이 쌓여 언젠가 묵직한 감정을 보다 가볍게 풀어내게 할 것이다.


삶의 무게가 가끔은 우리를 지치게 하더라도, 그 자체가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요소임을 기억하자. 순례자의 지팡이처럼, 때로는 그 무게가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삶의 무게를 지니고 있으며, 그 무게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그러니 가끔은 그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려 애쓰는 것도 좋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긴 순례길 끝에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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