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비틀기
광산 입구에 매일 울리던 "하이호" 노래가 멈춘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스니지는 더 이상 재채기를 하지 않는다. 슬리피는 잠든 척하는 것을 그만뒀다. 해피의 웃음소리는 메아리처럼 공허하게 울린다. 도크는 책을 읽다 말고 먼 산만 바라본다. 바쉬풀은 더는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그럼피는 화를 내는 대신 긴 한숨만 내쉰다. 그리고 나, 나는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에만 몰두한다.
우리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했다.
스니지는 그녀의 향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지만, 그녀 곁에 있기 위해 매일 밤 고통을 참았다. 슬리피는 잠든 척하면서 그녀를 몰래 바라보았다. 해피는 그녀를 웃게 하기 위해 자신의 진짜 슬픔을 감췄다. 도크는 그녀에게 읽어줄 동화책을 매일 밤 고르며 울었다. 바쉬풀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녀의 생일선물을 직접 만들었다. 그럼피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매일 밤 문 앞을 서성였다.
그리고 나... 나는 그저 모든 것을 기억하기로 했다.
"여기 또 청첩장이 왔습니다."
도크가 건넨 금빛 봉투를 받아들었다.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약혼식, 두 번째는 결혼식... 그리고 이번에는 왕실 무도회 초대장이었다.
[백설공주와 필립 왕자가 주최하는 왕실 무도회에 귀하를 초대합니다]
"이번엔 가지 마세요, 형님."
해피가 울먹였다. 그의 웃는 얼굴 뒤에 숨어있던 진짜 표정이 드러났다.
"가야 해."
일기장을 들어 보였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니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일곱 쌍의 눈에 맺힌 눈물이 반짝였다. 그 반짝임은 한때 우리가 캐던 다이아몬드보다 더 아름다웠다.
무도회장은 화려했다. 천장에는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빛났고, 바닥에는 대리석이 반짝였다. 하지만 우리 눈에는 그 모든 것이 가짜처럼 보였다. 진짜 보석을 캐본 자들만이 아는 진실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항상 가장 깊은 곳에 있다는 것을.
"백설공주님."
단상 위에 선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우리에게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음악이 멈췄다. 모든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 일곱 난쟁이들. 초라한 정장을 입은, 흙먼지 묻은 구두를 신은, 투박한 손을 가진 일곱 명의 '난쟁이'들.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당신은 죽음처럼 차가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믿었습니다. 진심어린 사랑이 당신을 깨울 수 있다고."
떨리는 손으로 일기장을 펼쳤다.
"스니지는 당신의 향기에 알레르기가 있었지만, 매일 밤 당신 곁을 지켰습니다. 슬리피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잠들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깨어나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죠. 해피는 매일 웃었습니다. 당신이 슬퍼할까 봐. 도크는 밤새 책을 읽어줬습니다. 당신의 꿈이 아름답기를 바라면서..."
목이 메었다. 하지만 계속했다.
"바쉬풀은 당신을 위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럼피는... 그럼피는 당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따뜻한 마음을 감췄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는 그저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백설공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처음 보는 눈물이었다.
"우리는 압니다. 우리가 '난쟁이'라는 걸. 키가 작고, 못생기고, 가난하다는 걸. 하지만 사랑에도 '수저 색깔'이 있습니까? 진심에도 '계급'이 있습니까?"
그때였다. 뒤에서 누군가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명, 둘, 셋...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그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그들도 '난쟁이'였다. 웨이터, 청소부, 경비원... 이 화려한 무도회장을 지탱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난쟁이'였다.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사랑합니다. 비록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일기장을 닫았다. 그리고 우리는 노래하기 시작했다. "하이호"를...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더 이상 광산에서 일하는 난쟁이들의 노래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하는 이들의 노래였다. 비록 작지만 당당한, 비록 가난하지만 진실한, 비록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였다.
무도회가 끝난 뒤, 우리의 일기장은 세상에 공개되었다.
"일곱 개의 마음을 가진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이제 사람들은 '난쟁이'라는 말을 다르게 사용한다. 그것은 더 이상 조롱이나 비하의 단어가 아니다. 진정한 사랑을 아는 이들, 계급과 편견을 뛰어넘어 자신의 마음을 지킨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우리는 여전히 광산에서 일한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매일 아침 우리가 부르는 "하이호"는 더 이상 슬픔의 노래가 아니다. 그것은 희망의 노래다. 언젠가 이 세상에 진정한 사랑이 승리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노래.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진정한 해피엔딩은 왕자와 공주의 결혼이 아니라는 것을.
진정한 해피엔딩은 모든 이들이 차별 없이 사랑할 수 있는 그날이라는 것을.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일곱 난쟁이가 아닌, 일곱 개의 마음을 가진 우리들의 이야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