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줏대 있는 믿음 하나로 키워온 책육아

"부모의 가장 큰 유산은 '정답'이 아니라 '뒷모습'입니다."

by 북코치바오밥

어제 오후 내내 간만에 카페에 앉아 요즘 한창 즐겨 읽는 《원씽》을 펼쳤다. 벌써 8독째다. 2018년 첫 독서를 시작으로, 2독과 3독을 할 무렵 마케팅 실전 현장에서 큰 도움을 받았던 책이다.


그동안 아이들 독서지도에 전념하느라 정작 내 분야의 공부는 미뤄두었었다. 그러다 남동구로 이사 오고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나만의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때 만난 이 책은 내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다. 마케팅 성과를 냈던 그때를 추억하며 다시 읽으니 또다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큰아이는 어제 레인 사무실 대신 집 1층 무인카페에서 밀린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스물둘, 보통의 대학생이라면 군대에 있거나 방학을 즐길 나이다. 하지만 아이는 현재 기업가 정신을 전공하며 팀 프로젝트 과정을 치열하게 해내고 있다.


점심때부터 늦은 저녁까지 카페에서 집중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밤 9시가 다 되어 배가 고프다며 집에 들른 아이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현재 2학년인 아이는 지난 1년 반 동안 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자퇴하는 동기들 틈바구니에서 자신이 이 공부를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아 헤매던 시간이었다. 현재 아이는 자신의 강점인 그림 그리기를 기획에 녹여 3명의 동기와 협업하고 있다.


“이제야 뭔가 찾아진 듯해요. 오늘은 이불 속에서 쉬고 싶은 유혹이 컸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카페에서 작업을 정리하는데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과거의 저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죠. 아직 명확한 결과물은 없지만, 이 과정 자체가 살아있음을 느껴요.”

아이의 학교는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교의 시스템을 따른다. 국내 대학이 아닌 외국계 대학으로, 실전형 공부를 통해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야 한다. 팀을 꾸려 조합을 만들고 작은 기업이 되어가는 과정, 한마디로 ‘실전 기업가 교육’이다.


생각과 행동이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학교다. 사실 큰아이는 타고난 주도성을 가진 아이는 아니었다. 주도성을 길러주려 부단히 독서 교육을 했지만 타고난 기질을 바꾸는 건 쉽지 않았다. 엄마의 적극적인 학교 활동을 보며 아이도 리더 기질을 갖출 거라 믿었던 내 생각은 착오였다. 초등 시절 부반장 한 번, 중등 시절 반장 한 번이 전부였던 아이는 본래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세상의 그림자가 되어 살아온 아이에게 지금의 학교는 거대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나는 믿었다. 그런 기질의 아이라도 이 학교 시스템이 결국 변화시킬 것이라고. 딱 1년 반 만에 아이는 밑바닥을 경험하고 비로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작년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어느 아버님의 말씀이 다시금 뇌리를 스친다.


“기업가 정신이 뭐겠어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 우리 아이들이 지금 그걸 해내고 있는 겁니다.”


큰아이와 한 시간 넘게 변화된 감정을 나누는 동안, 작은아들 지후는 옆에서 조용히 경청하고 있었다. 밤 10시, 드디어 지후와 약속한 독서 시간을 가졌다. 겨울방학 진로 탐색을 위해 시작한 ‘엄마와 함께하는 읽걷쓰 프로젝트’ 6일 차였다.


첫 책으로 선택한 자청의 《역행자》는 신의 한 수였다. 지후가 관심 있어 하는 디지털 마케팅, 독서와 심리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아이에게 완벽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우리는 지후가 중학교 3년간 온라인에서 포켓몬으로 수익을 창출했던 경험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의식 해체와 유전자 오작동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메타인지도 기억에 남고요. 우리는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물어보면 잘 모르잖아요. 경제적 자유를 위해 지휘관과 병사들을 만들라는 말도 인상 깊어요.”

지후의 말에 나는 내가 아는 선에서 투자와 사업 이야기를 덧붙였고, 밤중 토론은 뜨겁게 이어졌다. 어느덧 시계는 밤 12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지후야, 내일은 엄마가 오후에 고전 모임이 있어 늦을 거야. 내일은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

고2 둘째 녀석과 장장 두 시간 넘게 읽고, 토론하고, 글쓰기까지 마쳤다. 아이와 함께한 진로 독서 탐색 6일 차, 아이보다 내가 더 신이 난 밤이었다.



※ 이 가이드는 27년 차 독서지도사 엄마의 현장 경험과 AI의 전략적 분석을 한데 모은 [사춘기 진로 독립 실전 매뉴얼]입니다. 고2 둘째 아이 지후와


매일 밤 부딪히며 다듬어온 이 로드맵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께 작게나마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눕니다.




� AI 활용 읽걷쓰 전략 가이드

1. 부모가 먼저 '자기 분야의 원씽(One Thing)'을 찾아라

아이에게 독서를 강요하기보다 부모가 자신의 성장을 위해 몰입하는 뒷모습을 보여주세요. 제가 마케팅 성과를 위해 《원씽》을 8독하며 아이디어를 짜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공부'가 아닌 '살아있는 생존 전략'으로 비쳤을 것입니다. 부모의 열린 공부가 아이의 주도성을 깨웁니다.

2. 아이의 '덕질'을 '시장 경쟁력'으로 치환해주라

지후의 포켓몬 거래 경험을 단순한 놀이로 치부하지 않고, 《역행자》의 이론과 연결해 '수익화 원리'와 '시장 분석'으로 해석해준 과정을 주목하세요. 아이의 관심사를 전문 용어(자의식 해체, 메타인지 등)와 연결해 줄 때, 아이는 자신의 취미가 어떻게 사회적 가치가 되는지 깨닫고 진로를 스스로 설계하기 시작합니다.


3. '기질'을 인정하되, '환경'으로 압도하라

큰아이는 타고난 리더 기질이 아니었지만, 한계에 도전할 수밖에 없는 '몬드라곤식 교육 환경' 속에 던져졌을 때 비로소 변화했습니다. 아이의 기질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마세요. 대신 아이의 성향에 맞는 최적의 환경(학교, 모임, 책)을 연결해주고 묵묵히 기다려주는 '줏대 있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4. '읽걷쓰'로 지적인 희열을 공유하라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밤늦도록 묻고 답하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읽걷쓰(읽고 걷고 쓰기)'의 시간은 아이에게 지적인 근육을 만들어줍니다. 부모와 대등한 위치에서 토론하며 얻은 '희열'은 그 어떤 사교육보다 강력한 학습 동기부여가 됩니다.

5. 기다림의 끝에는 반드시 '자기 확신'의 눈빛이 온다

성적이 75%였던 아이가 상위 17%가 되고, 무기력하던 아이의 눈빛이 살아나기까지는 부모의 인내심이 필수입니다. "공부 안 하면 어때, 나도 뒤늦게 했는걸"이라는 여유와 믿음이 아이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오게 하는 열쇠가 됩니다.

� 27년 차 독지사 엄마의 '줏대' 한마디

"부모의 가장 큰 유산은 '정답'이 아니라 '뒷모습'입니다."

26년 동안 수많은 아이를 가르치며 깨달은 진리는 명쾌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입이 아니라 등(背)을 보고 자란다는 것입니다. 제가 마케팅 성과를 위해 《원씽》을 8독하며 몰입할 때, 우리 아이들은 '공부란 억지로 하는 숙제가 아니라 삶을 바꾸는 생존 전략'임을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타고난 기질이 리더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포켓몬에 빠져 공부와 담을 쌓으면 또 어떻습니까? 부모가 먼저 자기 분야의 '원씽'을 찾아 뜨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는 반드시 스스로 자기만의 초원을 찾아 달리기 시작합니다.

불안함에 흔들리지 마세요. 아이의 '덕질'을 '경쟁력'으로 바꿔주고, 아이의 '기질'을 믿음의 '환경'으로 감싸 안아주십시오. 줏대 있는 엄마의 기다림 끝에는, 반드시 스스로 길을 찾아낸 아이의 살아있는 눈빛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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