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인정할게. 완전한 너의 승리를.
아침의 공기는 그것 만에 맛이 있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연다. 그 맛을 기대하며. 근데 요즘엔 그 맛을 누리기 어렵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래도 아침엔 션하고 맑은 맛이 났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이 아쉬움을 달래며 문을 나셨다. 나를 이끈 건 동네 산책이 아니라 잡초 잡초 잡초. 그래도 산책을 하리라 꼭 하리라. 하지만 내 마음은 집을 나설 때부터 쭉-
길고 넓게 자라 길목을 풀밭으로 만들고 있는 잡초에게 있었다. 더 이상은 무시하기 힘들다. 너에 대한 내 마음을. 그렇게 짧은 산책을 마무리하고 장비를 챙겨 길목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다는 힘들어도 여기만은… 작업은 시작됐고 시간은 흘러갔다.
. 더 이상은 무리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 그렇게 마무리를 하려고 일어서는데 몸에 신호가 왔다. 가벼운 산책만 하고 아침을 먹었어야 했는데 빈 속에 길어진 작업으로. 귀가 웅웅 거리고 머리는 멍해지더니 눈앞이 노랗고 급기야 손발까지 떨린다. 빨리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곤 부엌 바닥에 쓰러지 듯 누워 눈을 감았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는지. 다행히 증상은 없어졌다. 언능 사탕하나를 챙겨 먹고는 무화과 두어 개로 허기를 채웠다. 빈 속에 네 시간을 밖에서 그러고 있었으니. 하루를 꼬박 보내서 다 뽑았다고 한들 며칠 지나면 다시 머리 디밀고 나올 텐데.
그래 다시는 그런 생각조차 안 하리라. 너에게 이기고 말리라는. 오늘도 나는 다시금 느꼈다. 이 모든 것은 헛된 꿈임을.
그래도 뽑고 또 뽑아 지금은 깨끗해진 길목을 사진으로 나마 남겨본다. 며칠을 버틸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