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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경 Jun 01. 2024

인하우스 마케터는 마케팅만 잘해선 안된다.

대행사에서 인하우스 마케터로의 전환, 시야와 관점이 달라졌다. 

대행사에서 인하우스 브랜드 마케터로 전환하고 난 뒤,

나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 대행사에 다닐 때의 나는 "이렇게 하면 잘 될 텐데 왜 안해?" 라는 생각으로

내부의 상황을 잘 모르다보니 외부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런데 내부 마케터가 되니 상황이 달라졌다. 


인하우스 마케터가 되니 이런 저런 상황을 모두 생각해야 하고 여러 상황적인 부분을 고려해야만 했다.


단순히 프로모션이 잘될 것 같아서 기획을 한다기 보다

제품 재고에 따라서 프로모션을 기획해도 하지 못할 수도 있고

갑작스럽게 재고를 빨리 소진하면 좋을 것 같다는 목표가 생기면 또 그에 맞게 기획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들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프로모션을 단순히 감으로 기획하기 보다 여러 팀의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근거가 충분해야 했고 리소스가 든 것 이상으로 아웃풋을 내기 위해서는

충분히 상황적으로 고민해보고 다방면으로 해석해서 기획하는 것들이 필요했다. 


대행사에서는 그냥 "마케팅"을 잘해서 매출을 잘 올리면 되었다.
즉, 맡은 파트의 지표 성과만 잘 나오면 문제가 없었다. 


그렇지만 인하우스는 상황이 달랐다. 잘 팔리지 않는 것을 푸쉬하는 것도 필요하고,

프로모션 기획을 하거나 신제품 기획을 할 때 제품 재고, 발주 수량 등 다방면으로 신경 쓸 것 투성이었다. 


사실 마케팅 업무 뿐만 아니라 제품 관리, 디자인팀, CS팀까지 모든 팀의 상황까지 미리 파악이 되어야지만 한다는 것이 처음엔 너무나 혼란스럽고 또 어려웠다. 


꼼꼼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내가 마케팅팀만이 아닌 다른 팀들의 업무 리소스까지 생각하며

프로모션, 프로젝트, 캠페인을 기획했어야 했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물론 업계마다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나 하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닌

다른 여러 팀의 상황과 업무룸까지 고려해서 새로운 일들을 진행을 했어야 했다. 


그때부터 다른 팀들이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는 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 지,

어떤 절차로 일을 하는 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파악하고자 했다.


그리고 내가 기획하려는 캠페인, 프로젝트, 프로모션이 얼만큼의 리소스가 들 것 같은 지를 파악했다.

그만큼의 리소스를 투입해서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 지, 줄일 수 있는 리소스라면

얼만큼 내가 감당하고 얼만큼 협업을 해서 진행할 수 있는 업무인 지 파악하는 습관이 생겼다. 


"매출"과 "마케팅 성과" 2가지만을 바라보던 대행사 마케터에서

"상황적으로 가능한 지", "인풋 대비 아웃풋이 높은 지"에 대해서 고려하는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내게는 다른 관점이고 프로모션을 기획할 때 시작점이 다르다.

내가 하나의 업무를 완수하는 데 드는 노력과 시간,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시간,

그리고 거기에 들어가는 기타 비용들이 헛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늘 일을 하면서 지향하는 것은 "지금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더 주체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다소 좋지 못한 성과가 있었다면 회고하고 그 안에서 다음에 다르게 해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소중한 내 시간과 직원들의 시간들이 의미가 있는 것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인하우스 마케터가 되면서 2가지는 꼭 진행하고자 노력했다. 


1) 캠페인별 목적/목표 수립과 함께 지표 정의, 그에 따른 결과 분석 및 회고 진행

모든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끝맺음을 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지, 아쉬운 부분이나 다음 번에 보완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 지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다음 번에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캠페인 초반 기획 시 목표를 더 뚜렷하게 정했고 꼭 그에 대한 결과 분석은 수치를 기반해서 진행했다. 


좋지 않은 결과라도 괜찮았다. 다만 거기서 그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쉬운 점과 다음 번에 보완할 것들을 정리해서 팀 내에 공유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회고 문화를 만드려고 노력했다. 


2) 무조건 업무는 정리해서 내부 팀, 외부 팀으로 공유

업무의 투명성 뿐만 아니라 업무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나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깨달았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초반부터 업무의 리소스를 줄이기 위해, 자주 소통하고 담당 업무를 하면서 다른 팀에서 우려하는 부분과 체크해야 할 상황에 대해서 요청했고 최대한 실수와 업무를 간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리고 미리 공유를 해둔다면 팀에서도 참고해서 업무룸을 따로 뺄 수 있으니까

이에 대해서 인지를 시키고 업무를 요청하게 되면 다른 팀에서도 기꺼이 업무에 협조를 해주신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인하우스 마케터는 절대 마케팅만 잘해서는 안된다.

회사 전반적으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하고 전략도 잘 잡아야 한다. 

마케팅팀은 회사 내부에서 리딩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팀이라 생각하고

여러 상황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하면서 매출을 올려야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인하우스 마케터, 대행사 마케터 모두 다른 측면에서 각기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고

앞으로는 또 어떤 곳으로 향하게 될 지 모르지만 인하우스 마케터로 들어와서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또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마케터는 다다익선인 직군인 것 같다. 나만의 강점은 뚜렷하게 1~2개가 있으면서도

다방면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공부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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