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 큰 결과
이제는 큰 지하철역이나 시골에 가서야 간간히 볼 수 있는 공중전화. 공중전화기로 전화를 걸 때는 무조건 동전이 필요했는데, 90년대에는 3분 기준 통화에 30~50원 정도 들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70원이라고 하니 현재 물가를 생각했을 때 저렴한(?) 것 같기도 하네요.
1970년대, 공중전화를 활용한 재미있는 실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Isen과 Simmonds라는 학자는 사람들이 기분이 좋으면 다른 사람들을 더 잘 돕지 않을까, 라는 가설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할 환경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바로 공중전화를 공짜로 걸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중전화기를 써 본 사람은 알 수도 있는데, 가끔 운 좋으면 전화를 걸기 위해 넣었던 동전이 통화를 다 마치고 수화기를 내리면 그대로 나올 때가 있습니다. 여기에 착안하여 한 조건에서는 조작하지 않은 공중 전화기, 다른 조건에서는 동전을 그대로 돌려주도록 조작한 공중 전화기를 설치하였습니다. 즉, 한 조건에서는 공짜로 전화를 걸 수 있게 해서 이득인 기분을 느끼게 한 것입니다. 아주 작은 조작이지만, 확실히 기분이 좋아지죠.
그리고 나서 공중전화기 부스를 나서는 사람들 앞에 도움이 필요한 상황(예를 들어, 들고 있던 물건을 쏟는다던가 하는)을 연출했는데 전화를 평범하게 걸고 나온 사람의 4%, 공짜로 전화를 걸고 기분이 좋아진 사람의 84%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손길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닌, 중립 상태보다 무려 20배 넘게 행동이 차이가 나는 것이죠.
공중전화 한 통 무료로 거는 것, 기껏해야 100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살짝 기분이 좋아지고, 그렇게 함으로서 친사회적 행동이 증가한다는 것은 참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입니다. 실험을 통해 증명된 결과를 응용해서 회사에서도 협업이 중요하거나, 서로를 도와야 하는 상황이 올 때 작은 간식을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맛있는 간식이 기분을 좋게 만들면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