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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이우주 Jan 23. 2024

개강하고 3주가 지났다.

일단 아직 까지는 할 만하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시작한 지 이제 3주 정도가 지났다. 일단 아직까지는 할만하다. 원래 4과목을 신청했는데 한 과목을 취소한 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3 과목 정도가 딱, 뇌가 지끈지끈 아프지만 해볼 만하게 아프다. 지금 내가 듣고 있는 수업은 내가 다음 학기부터 들을 전공 수업에서 추천하는 일종의 교양 필수과목으로 통계학개론과 기본 대수학, 그리고 첫 학기에 모든 학생들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대학 생활 정보과목, 이렇게 3개이다. 일단 나는 한국에서 음대를 나왔고, 미국에도 어른이 다 된 20대 후반에 이민을 왔기 때문에 수학 수업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이미 고등학생 때 수학 점수를 보지 않는 음대로 진로를 결정했기 때문에 수학을 손 놓은 지 20여 년은 된 것이다. 그런데 내가 미국에서 대수학을? 통계학을? 해야 한다고? 게다가 이 수업을 들으려면 수학 레벨 시험부터 통과해야 하고?


근데 뭐 그렇다고 어쩔 거여. 기본부터 시작해야지. 일단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해봐야지 뭐. 너무 어려우면 또 포기하면 되고. 언젠가 어디선가에서 어렴풋이 들었던 칸 아카데미(Khan Academy)라는 사이트에서 수학 공부를 시작했다. 무료로 이렇게 양질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니... 칸 선생님 고맙습니다. 근데 어느 과목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너무 막막했다. 대수학만 해도 종류가 엄청났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사람들이 듣는 수업이니 GED(미국의 고등학교 검정고시)의 수학 시험을 참고하며 공부했다. 


나는 미국에서 직장도 다녔고 이민 온 지도 8년 정도 돼서 영어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수학 용어는 생소했다. 하나하나 다 사전을 찾아보며 공부했다. 미국에서 산지 8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모르는 단어가 이렇게 많다니... 하고 자괴감이 든 적도 있더랬다. 여기서 친하게 지내는 중국인 친구가 있는데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친구다. 어느 날 그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도 모르는 영어 단어가 계속 나온다는 거다. 에잉? 정말? 미국 일류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는데? 오호... 그래서 이제는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냥 열심히 찾아본다. 


학교를 3주 다녀본 소감. 미국 교육은 굉장히 실용적이고 융통성이 있는 것 같다. 완전 그래서 나랑 잘 맞아. 수학 시간에 계산기를 쓰는 게 너무 좋다. 새로운 개념이나 공식을 배우는 초반에는 손으로 풀며 원리를 익히고, 다음에는 계산기 사용법을 익혀 문제를 푼다. 한국에서는 자잘한 소수점의 나눗셈, 그러니까 할 줄 알지만 하고 나면 이미 진이 빠지는 계산까지 다 해야 하는 게 골치 아팠고 그래서 수학이 싫었는데 이젠 계산기가 그런 건 다 해주니 너무 편하다. 처음에 신청하고 첫 수업을 들은 뒤 다 듣기는 너무 빡셀 것 같아 수강취소한 한 과목이 영어로 에세이를 쓰는 과목이었는데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ChatGPT를 이용해 에세이를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넘나 실용적이야! 융통성 있어! 완전 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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