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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 이도 Oct 13. 2022

부산국제영화제 <사랑의 불꽃>

<Fire of Love>, 사라 도사, 2022, 미국/캐나다, 94'

*Sundance Film Festival 2022

*CPH:DOX 2022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세상에서 가장 열렬하고 대담한 화산 영상 촬영가들로 꼽히던 프랑스 부부 모리스 크라프트(Maurice Krafft, 당시 45세)와 카티아(Katia, 당시 49세) 부부의 이야기다. 지구 화학자였던 카티아와 지질학자였던 모리스는 1966년 만난 이후, 25년간 자이르에서 콜롬비아, 아이슬란드, 미국, 일본에 이르기까지 찾을 수 있는 가능한 많은 활화산들을 여행한다. 영화는 방송에 나와 인터뷰하는 그들의 모습, 화산을 기록하며 서로가 서로를 찍은 푸티지들로 이루어진다. 분화구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화쇄류들. 화산 폭발을 보는 둘의 시선은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어린아이들처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대학교 동창으로 1970년 결혼한 두 사람은 대학이나 연구소보다 화산 현장을 더 좋아했다.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화산 촬영을 시작했고, 때로는 지역 당국의 주민 대피령을 촉구하는 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구 깊숙한 곳에서 발생하는 화산 활동의 위험과 광경을 목격하기 위해 최대한 가까이 다가간다. 덕분에 강처럼 흐르는 용안의 바로 옆에 서서 뜨거운 암석이 비처럼 쏟아지는 화산의 모든 것을 기록했고, 그들의 시선에 포착된 모든 화산 활동을 사진과 기록으로 남겼다. 때로는 화상을 입기도 하고 특수 장비들을 착용하고 연구해야 했지만 화산에 대한 이들의 사랑은 막을 수 없었다. ’호기심은 두려움보다 강합니다’라고 말하는 카티아, 모리스와 카티아는 열정과 호기심으로만 가득 찬 것 같지만 항상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1991년 6월 3일, 운젠산 분화가 시작되자 지금까지는 찍지 못했던 화쇄류 영상을 기록하기 위해 두 사람은 일본 운젠으로 향한다. 매번 그렇듯 위험과 경고 속에서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분화를 촬영하던 두 사람을 예상하지 못했던 화쇄류가 덮쳐 동행하고 있던 미국 지질조사소 연구원과 언론 취재진, 소방 관계자 등과 함께 사망하게 된다. 화산을 향한 모리스, 카티아의 사랑은 화산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중요한 기록물로 남았다. 

2022년도 선댄스영화제 '조나단 오펜하임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편집상을 수상한 이 작품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남겼다. 인간의 노력과 사랑의 강력한 이야기를 풍부하고 몰입감 있는 아카이브들로 선사하는 능력을 높게 평가하여 이 상을 <사랑의 불꽃>에게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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