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평론 이도 May 10. 2023

끔찍한 스릴의 유일한 피난처 <토리와 로키타>

by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2023.05.10 개봉


저마다 홀로 아프리카를 떠나 벨기에로 온 어린 소년과 사춘기 소녀는 

어려운 이민 생활에 맞닥뜨리지만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우정으로 맞선다.




아프리카계 이민자 청소년인 토리와 로키타는 우정으로 연결된 위장 남매이다. 벨기에에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체류증을 얻어야 하지만 사회에서 바라본 이들은 그저 거주의 이유를 증명할 수 없는 난민의 신분으로 취급된다. 그런 그들 앞에 놓인 생존 방식은 위험을 수반한 마약 운반과 같이 불법일 뿐만 아니라 노동의 대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일들에 더불어 끊임없이 위협받는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노동을 위해 불법 체류증을 구하기로 할 때, 둘의 인생은 고통스러운 함정에 빠지게 된다.


<토리와 로키타>는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미성년자들이 직면하는 노골적인 위험과 성적 착취에 대해 보여준다. 또한 토리와 로키타의 ‘삶’을 위해 노력할수록 영화적으로 느껴지는 스릴은 비례하여 증가한다. 감독의 스릴러 장르적 연출 덕인지, 스릴러 장르에 학습되어 느끼는 스릴인지, 이들에게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에 느껴지는 스릴인지 그 경계에서 위태롭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실제로 현재 체류권 취득이 어려운 청소년이 받는 위협과 착취는 갈수록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기에 주류 사회의 그림자가 된 이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위협과 착취 문제에 대한 해결에 대한 고민의 부재와 함께 행해지는 무책임한 관료적인 결정에 대한 비판이라는 의견이다. 결론적으로 영화를 보며 느끼는 스릴은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주민이 삶에서 느끼는 끔찍한 스릴 체험이라고 볼 수 있다. 우정만으로 버틸 수밖에 없고, 우정이기에 서로의 피난처가 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여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초청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사랑이란 명목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더 웨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