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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마스테 Aug 13. 2020

사회적 약자 그리고 글쓰기

나를 알기 위해 쓴다, 정희진


<나를 알기 위해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철학, 심리학, 여성학, 의학, 사회문제 그리고 젠더의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64권의 책과 글을 쓰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가 쓴 글이 바로 ‘나’다.


작가는 여성학자로서 주류들이 읽는 책은 거의 읽지 않는다는 것이 배울 점이다. 책을 읽고 나면 읽고 싶은 책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가독성이 좋지 않아도 내가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깊이 있는 통찰력과 지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어렴풋한 글들이 있어 나의 무지를 깨닫는다. 어떤 책을 읽으면 꾸준히 읽고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희진 선생의 책을 만나면 그렇다. 나만의 제목을 붙여 볼까? 이 책의 나만의 제목은 "글은 나의 identity"라고 말이다.. 독서량이 엄청난 작가에 비해 나의 비약한 사유와 지혜를 어떻게 글에 담을까에 대한 고민이 든다. 책을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의 그 혼란스러움, 어려움 그리고 생각하는 긴장을 놓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 쓴다>


작가의 또 다른 책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 쓴다>에서 나타난 작가의 글쓰기란 삶과 분리될 수 없으며 나를 알기 위한 과정이다. 글쓰기를 윤리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글쓰기가 왜 나를 알기 위한 과정이며 윤리일까?? 우리는 여성이지만 딸로서, 며느리로서, 아이를 둔 학부모의 입장으로써 사회와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우리는 권력을 갖든 갖지 않든 그 위치에서의 영향을 갖고 있다.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가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하는 도리를 잊지 말자는 것이 아닐까.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면, 나부터 '나쁜'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과정은 세계관, 인간관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나를 검열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감당하지 못하면 글쓰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 쓴다 중에서)



<상록수>와 <무소유>


독서를 하지 않았던 나의 학창 시절. 그때로 돌아간다면 많은 독서의 시간으로 나를 채울 것 같다. 작가는 중1 때 <상록수>를 읽고 고등학교 때 <무소유> 읽고 그것이 인생의 책이 되었다고 한다. 상록수는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했고 무소유는 삶의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독서와 사유의 그릇이 남달랐던 것 같다..

'인도는 하나의 우주다. 13억 인구 (...) 카스트에도 속하지 못하는 불가촉천민이 1억 명. 이들 중국과, 사회, 가족으로부터 학대당하고 "장의사조차 원치 않는" 목숨인 여성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p.198)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은 어렸을 적 누구나 다 한 번쯤 읽었을 책이다.. 젊은 가난한 부부 짐과 델라. 서로 사랑하는 이들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팔아서 성탄 선물을 한다. 남자는 시계를 팔고 여자는 머리카락을 판다. 작가는 여기서 의문을 제시한다. 가난한 남성을 물건을 팔지만 여성은 몸의 일부(머리카락)를 파는(팔 수 있는) 현실은 지금과 다르지 않다고 말이다. 이러한 젠더의 문제는 우리가 어려서 읽었던 수많은 동화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책 속의 문장>


인간 중심 주의에는 휴머니즘, 자연 파괴라는 양면이 있다. 추구하는 바가 생명 존중인가 돈인가에 따라 휴머니즘의 이론으로 망가지는 것도 달라진다. 나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고가 현재 디스토피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p.135)


<가정 폭력의 허상과 실상 _ 리처드 겔즈> "강도, 교통사고로 응급실에서 치료받는 여성보다 구타로 인한 상해로 치료받는 여성이 더 많다. 지난 5년간 가정 폭력으로 사망한 여성의 수는 베트남전에서 사망한 여성의 수와 맞먹는다" (p.213)


피해자에게 가장 큰 좌절을 주는 성폭력 사례는 성직자, 의사, 교사, 상담가, 법조인처럼 특수 직업 종사자, 즉 가해자가 시민 보호 업무를 맡는 직종인 경우다. 이 영역은 철벽이다. (p.215)


<늙어감에 대해서_장 아메리> 인생을 정리할 때란 평균수명 즈음이나 죽을병에 걸렸을 때가 아니다. 각자 알아서 정하고 정리하면 된다. 자본주의와 의료 기술의 발달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모순이다. 일하는 시간은 짧아졌고 평균수명은 길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나이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 결국 돈은 이전 세대, 부모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인류 역사상 이런 세습 사회가 있었던가. (p.65)




자신의 관심 있는 분야에서 시작해서 고민을 '미시'에서 '거시'로 확장해 나가시기를. 제가 관심 있는 분야는 우울증, 질병, 중독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분야의 책을 읽다 보면 몸의 차이, 의학사, 신자유주의, 현상학, 정상성, 장애와 인종 문제까지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방법은 다른 공부에도 효과적입니다. 철저히 자기 관심사로부터 시작하는 거죠. <반디 앤 루니스 서점에서 만난 사람 인터뷰 내용 중 - Editor 조은혜>



이렇게 좋은 책으로 나의 작은 우주를 만든다.


<추천>

비주류의 책에 관심이 있다면

독서의 확장을 원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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