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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ul 09. 2024

<글쓰기의 최전선>

독서일기(2024.07.09. 화)


글감의 빈곤

허참.. 매일 글쓰기를 해볼 요량으로 책상 앞에 앉았는데 글쓰기 주제가 당체 떠오르지 않는다. <글쓰기의 최전선>의 저자 은유작가는 '키워드 글쓰기의 핵심은 삶에 기반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글감의 고갈에 직면하는 이유는 삶 혹은 나에 대한 인식의 한계에서 비롯한다. 어쩌면 글감의 빈곤은 존재의 빈곤이고, 존재의 빈곤은 존재의 외면일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ㅎㅎㅎ 1시간째 앉아 있었지만,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았다. '먹고살기 힘들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는 말처럼 먹고사는 일에 열심히라서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존재를 따라갈 수 없는 건지 그도 아니면 글로 남기지도 못할 만큼 삶이 단조롭던가


이토록 마음을 울리게 하는 문장들이 넘쳐나는데 왜 나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 연결되지 못했을까? 가물가물하지만 이 책은 적어도 두 번은 읽었다. 하지만 재독을 하면서 정말 내가 '책을 읽은 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 정도로 새롭. 아마 밑줄 친 흔적이 없었다면 이 책을 사놓고 읽지 않은 책으로 분류했을 다. 책도 타이밍이구나. 이번에야 말로 책과 제대로 소통했다.


내가 삶에서 느끼는 독특함을 어떻게 하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글은 잘 써지지 않는다. 브런치 글벗 작가님들이 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며, 언제가 나도 글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올까? 싶었는데 지금 그 시기다. '글이란 무엇일까?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있을까? 나는 어떤 언어를 갖고 싶은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였다.


'내가 쓴 글이 곧 나다. 부족해 보여도 지금 자기 모습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한다는 점에서 실패하면서 조금씩 나아진다는 점에서 나는 글쓰기가 좋다. 쓰면서 실망하고 그래도 다시 쓰는 그 부단한 과정은 사는 것과 꼭 닮았다.'_글쓰기의 최전선 본문 중


지금 내가 쓰는 글이 곧 나다. 내가 살아내고 내가 경험한 만큼의 언어를 가지고 나는 지금 내 존재에 대한 '나다움의 집'을 짓고 있다. 앞으로 하게 될 수많은 경험과 살아갈 나날들이 덧붙여지면서 '나다움'은 더 온전해질 것이다. 나다움의 집을 짓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것은 살아갈 나날과 경험 앞에서 '솔직할 수 있는 용기'이다.


은유작가님은 책과 글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다. 글을 읽는 동안 그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 왔다. 나도 욕심이 생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

좀 더 어려운 책도 읽고 싶다.


추신:언제가 기회가 된다면 인터뷰형식에 상담을 하고 싶다.


감사랑합니다.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글쓰기의 최전선/은유/독서, 글쓰기/메멘토/272p


10p 글쓰기는 물러서서 숨 고르기의 쉽고 좋은 방편이다.


16p 나를 이해할 언어를 갖고 싶었다. 산다는 것은 언어를 갖는 일이며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하이데거의 말을 기억했다


33p 인간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려는 본능을 가진 존재임을 믿게 되었다.


43p 자기 이해를 전문가에게 의탁하기보다 스스로 성찰하고 풀어가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으며 그중 가장 손쉬운 하나가 내 생각에는 글쓰기다.


44p 글 쓰는 일이 작가나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소수의 권력이 아니라 자기 삶을 돌아보고 사람답게 살려는 사람이 선택하는 최소한의 권리이길 바란다.


52p글감의 고갈에 직면하는 이유는 삶 혹은 나에 대한 인식이 한계에서 비롯한다. 어쩌면 글감의 빈곤은 존재의 빈곤이고, 존재의 빈곤은 존재의 외면일지 모른다.


53p 글쓰기는 나와 삶의 한계를 흔드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삶은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의 지루한 반복이다.


58p 내가 쓴 글이 곧 나다. 부족해 보여도 지금 자기 모습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한다는 점에서 실패하면서 조금씩 나아진다는 점에서 나는 글쓰기가 좋다. 쓰면서 실망하고 그래도 다시 쓰는 그 부단한 과정은 사는 것과 꼭 닮았다.


63p 글쓰기는 용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83p 읽기가 밑거름이 되어 쓰기가 잎을 틔운다. 책을 읽어야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넓어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눈을 키운다. 진실한 독해란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부합하는 것이다.


128p 철학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정당화하는 대신에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가능한지 알려고 하는 것이라고 푸코는 말했다.


129p 울림이 없는 글은 누군가에게 가닿지 못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어야 좋은 글이다. 그러니 글쓰기 전에 스스로를 설득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132p 나의 절실함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나만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또 기운이 난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173p 그때는 몰랐다. 엄마의 노동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편했다면 남이 힘들었단 뜻인데 몰랐다. 삶이란 누군가의 노동에 빚지고 살아가는 것이구나 싶고 아무튼 그날 하루 내가 의젓해지는 기분이었다.


188p 인터뷰는 사려 깊은 대화다.


191p 삶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_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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