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엔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2024_2학기 후기로 입학한 신입생 오티를 준비해야 하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두렵고 불안하다. 온통 신경이 그쪽에 가 있다. 열심히 머리를 굴러봐도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모르는 일을 지금 이 새벽에짱구를 열심히돌려본다고 한들 모른 게 아는 게 되지도 않는데 신경이 온통 '모른다는 불안함에 쏠려' 다른 곳으로 분산되지 않는다. 아놔~앞으로 다가올 실패와 좌절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안 되는 일로 신경 쓰느라 정작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해서 마음이 더 안달복달한다. 안 되겠다. 오늘 새벽엔 책 읽기는 글렀다. 메모지를 한 장 준비해서 모르는 일과 모르는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차근차근 적어 내려갔다. 이야~ 이제 좀 안심이 되네.
'그래, 나는 모르는 그 일을 하려고 참 애쓴다.' 그 마음을 살짝 인정해주고 나서, '책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지'라고 마음을 토닥였다.
동기한명이 3학 차를 보내고 번아웃이 왔다고 했다.그리고 방학 동안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있지만 마음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헛한 마음을 꺼내놓았다. 이어서 꺼내 대화에서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밥벌이는 할 수 있을지, 취직은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아 보였다.
나 또한 상담 공부를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숱한 좌절과 실패를 경험했고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 대학원에 입학만 한다면 안 되던 일들이 술술 풀릴 줄 알았는데.. 이건 또 다른 좌절과 실패의 시작이었다. 종국엔 좌절과 실패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경험을 회피하게 되거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고 철저한 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계속 좌절하고 실패하다 보니 나도 번아웃이 와서크게 마음고생했다.
친구는 갱년기가 오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몸무게로 만들겠다고 열심히 체중감량을 했다.친구는 체중감량을 시작하고 몇 달간은 체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식사량도 조절할 수 있었는데 최근 한두 달은 체중이 감소되지 않고 식이요법도 제 맘처럼 되지 않아 낙담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가벼운 장염증상이 있었고 그동안 움직이지 않던 체중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삶은 뜻하지 않게 장염에 걸려서 체중이 감소한 친구처럼, 수많은 좌절과 실패뒤에 행복과 기쁨이 오기도 하고, 대학원에 합격 후 모든 것이 이루어질 같아 희망에 부풀었던 나처럼 행복과 기쁨뒤에 좌절과 실패가 오기도 한다.우리는 하나의 성공을 위해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었는지 그 경험의 주체인 나 자신조차 알지 못한다.
인생은 매 순간순간이 새로운 일에 연속이고 우리는 매순간순간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경험한다. 이게 삶이다.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당연하지 않은 시선이 아니라 당연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오늘 새벽에 느꼈다 불안을 좀 더 용기 있게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삶을 맞이할 때 당연하지 않게 보는 태도와 당연하게 보는 태도가 모두 필요하다.
'그래, 사는 게 그렇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지. 역시 꾸역 꾸역이 정답이다. ㅋㅋㅋ'
인생학교 : 인수인계는 확실하게! '모르는 거 있으면 전화하세요!'라는 말은 하지도 말고 믿지도 말자! 가능하면 서면으로 인수인계서 작성하고 서명으로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