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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 스페인 편 촬영지, 가라치코를 가다.

"저 여기 데리고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by 혜연

우리는 테네리페여행에서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바로 그곳, 가라치코로 드디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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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호텔이 있는 산타크루즈와는 섬의 정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지만 La laguna와 Puerto de la Cruz를 거쳐가다 보니 그리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 시어머니께서 길 안내를 잘못하셔서 고속도로를 한번 잘못 들었던 것은 안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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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 이 작은 마을이 너무나 북적이고 있어서 나는 깜짝 놀랐다. 골목마다 차와 사람들로 가득했고 주차할 장소를 찾느라 아슬아슬 좁은 골목들을 몇 바퀴나 돌아야만 했다. 나 때문에 오게 된 곳이라 내 마음도 조마조마했는데 마침 떠나는 차량을 만난 덕분에 간신히 주차를 할 수가 있었다.

이 날이 마침 일요일이었는데 알고 보니 월요일까지 연휴라서 휴가를 온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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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혼자 한달음에 광장으로 달려내려 왔다. 윤식당에서 봤던 낯익은 그 풍경이 실제로 내 눈앞에 펼쳐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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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부모님과 광장에 마련된 작은 시장을 둘러보았다. 내 눈에 띈 신기한 물건 하나. 바로 스펀지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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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팔고 계신 분이 유창한 프랑스어로 우리에게 만져보라며 손에 하나씩 쥐여주셨는데 부드럽고 신기했다. 목욕할 때나 세수할 때 혹은 설거지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바다 스펀지야, 뚱이는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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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께서는 간단히 둘러보신 후 근처 테라스에 이미 자리를 잡으셨다.

"저 혼자 한 바퀴 둘러보고 올게요."

"그래,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천천히 보고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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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작은 마을이라 광장에서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바로 윤식당을 운영했던 장소가 나타났다. 가게도 닫혀있고 이젠 아무것도 없지만 내 입에는 미소가 절로 걸렸다. 잠시 서성이다가 반대편 골목사이로 보이는 바다 수평선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기로 가면 뭐가 나올까... 바로 천연 해수욕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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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를 탈의한 여성들이 꽤 있었는데 주변에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쿨한 그녀들.


검은 돌들은 화산폭발로 인해 발생한 용암이 굳은 것들이라고 한다. 부딪히면 아플 것 같은데... 사람들은 겁도 없이 물속으로 풍덩풍덩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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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곳에서 물놀이를 하는 건 더 재미있겠지만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을 때, 시부모님께서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고 계셨다. 나는 시부모님께 내가 찍은 사진들을 보여드리며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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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기 데리고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좋아하던 TV프로에서 보던 장소에 실제로 와보다니 너무 행복해요. 친구들한테 자랑할 거예요!"

"네가 좋았다니 우리도 좋다."

하루 동안 꽤 많은 곳을 다녀서 피곤하실 법도 하신데 그저 웃어주시는 두 분.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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