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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용 Jul 01. 2023

이런 게 바로 프랑스식 유머인가...?

어린 남편은 휠체어가 갖고싶었다고 한다. 

어머님께서는 정년퇴직 후에도 테라피스트로서 일을 꾸준히 하고 계시다.  

1층에 사무실을 꾸며놓으시고 하루에 한두 분 정도의 손님을 받으시는데 취미 겸 하시는 거라 예약을 일부러 많이 받지는 않는다고 하셨다.  


하루는 내가 시어머니께 여쭈었다.  


"어머님은 계속 낭시에서 근무하셨어요?"  


"아니야, 나는 부르주가 고향이란다. 그곳에서는 장애아동 요양시설에서 오래 근무했어."  


그때 옆에서 듣고 있던 자서방이 불쑥 끼어들었다.  


"그때 우리 엄마는 그곳 원장님이랑 사이였지."  


내가 깜짝 놀라서 어머님과 자서방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며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어머님은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맞아, 그건 사실이야."  


아... 바로 이런 게 프랑스식 유머인가. 여전히 내가 꿀 먹은 벙어리로 있을 때 자서방이 말했다.  


"그 원장님이 바로 우리 아빠셨어."  


아... 놀래라... 


안도하는 내 표정에 어머님께서 자서방과 함께 웃으셨다.  


"내가 8살 때까지 우리 가족은 브루즈에 있는 그 요양시설 사택에서 자랐어. 아주 커다란 공원처럼 되어 있었는데 굉장히 아름답고 넓었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자전거를 타고 숲을 달리다가 호숫가에 낚시를 하곤 했어."  

어머님도 자서방처럼 아련한 표정으로 그 시절을 떠올리시는 듯했다.  


"그때 쟤는 자연스럽게 장애아이들이랑 친구로 지냈단다. 그래서 맨날 우리한테 졸랐지. 왜 나만 휠체어가 없냐고... 나도 휠체어 사달라고..."  


어머님께서는 큰소리로 웃으시며 말씀을 이어가셨다.  


"다른 애들은 다 있는데 자기만 없으니까 딴에는 부당해 보였던가봐..."  


아 미치겠다. 어머님을 따라 크게 웃는데 자서방이 멋쩍은 듯 "나도 기억나..."라고 말했다.  


우리 자서방 귀여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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