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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별 Feb 09. 2021

항만 공항 있는 인천, 감염병 전문병원은 필수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지역주의와 정치 논리 아닌 타당성으로 검증되어야


'정부는 정치 논리에 흔들리지 말고 연구용역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하라!'

'인천시는 감염병 전문병원의 인천 유치를 위해 총력적인 민관대응체계를 구축하라!'

'감염병 전문병원의 인천유치를 위한 범시민 청원운동을 전개하자!'


9일 오전 10시 30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이 인천시청 앞에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감염병전문병원 인천유치를 위한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 출범 기자회견'이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인천시청 앞 기자회견은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로 5명이 진행했지만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는 지역의 맘 카페를 비롯 시민사회단체, 의료단체, 노동조합 등 15개 단체가 함께 했다.


이날 정의당 인천시당도 논평을 통해 "감염병 대응에 있어 중요한 것은 예방과 확산 방지이기에 대한민국 관문 역할을 하는 국제공항과 항만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이야말로 감염병 전문병원이 제격이다"며, "매년 5천만 명의 입국 검역대상자 중 90%가 이곳 인천을 통해 입국하고 있고, 또한 인천은 국내1호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를 처음 고안한 인천의료원을 비롯해 지역의 헌신적인 의료진들까지 감염병 전문병원을 운영할 전문역량도 확보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인천시 적극적인 행정을 주문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인천시의회가 건의안을 통해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조속히 설립될 수 있도록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백신 개발 기간보다 단축된 감염병 발생 주기


통상 감염병 치료제인 백신을 개발하고 상용화까지는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걸린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반면에 감염병의 발생 주기는 백신 개발과는 반대로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감염병 발생주기를 살펴보면, 7년에서 6년으로, 코로나에서는 4년으로 짧아진 것을 알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와 국가 간 이동의 확대 등이 원인이 되어 향후 새 감염병 발생 주기는 3년 이내로 더 단축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감염병 발생 주기가 이 상태로 지속된다면 앞으로는 백신이 개발되기도 전에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천연두 등 현재까지 백신 개발이 완료된 질병은 28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796년 인류 최초의 백신인 천연두 백신을 개발한 뒤 200여 년이 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염병과 인류의 싸움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그렇기에 백신 개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감염병 예방과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항만과 공항 있는 관문 도시 인천, 감염 확산 방지 전략적 요충지


앞서 언급한 대로 감염병 대응의 핵심은 예방과 확산의 방지이다. 즉, 감염병 초기 단계에서의 철저한 방역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이러한 요건을 잘 따져보고 추진해야 하는데 그런면에서 인천은 감염병 확산 방지에 전략적인 요충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는 대한민국의 관문 도시이다. 해외 여행객의 90%가 인천공항을 이용하여 입국하고, 메르스와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과 확산이 이곳을 통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감염병 확산을 적극적으로 막아내고, 국가방역체계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공항과 항만이 있는 인천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반드시 설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감염병 전문병원의 유치가 구태의연한 지역주의와 정치 논리에 휘말려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2016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방안 연구 개발 용역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은 중앙‧중부, 영남, 호남, 제주 등과 함께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한 곳으로 조사됐고, 이를 토대로 2017년에 호남권에는 조선대학교병원이 선정되었다. 이어 2020년 6월에 중부권역에는 순천향대 부속병원, 영남권역에는 양산 부산대학교병원이 선정됐다. 하지만 인천과 제주는 과거 추경 편성과정에서 기재부의 반대로 감염병 전문병원이 선정되지 못했다.


현재 정부는 올해 1월부터 4번째 감염병 전문병원의 추가 설치를 위해 권역선정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이를 통해 3월에 권역설정, 5월에 공모, 6월에 선정평가 등의 절차를 예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구의 경우, 영남권역인 양산 부산대병원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을 비롯한 대구시 관계자들이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에 인천시는 아직도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결국 인천지역의 있는 의료인, 시민, 노동자가 나서서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하자고 나서게 된 것이다.


이날 긴급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1호 환자 치료, K-방역의 상징이었던 전국 최초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제안, 일반병실을 음압병실로 만들며 헌신한 인천지역 의료진 등 인천의료원과 지역의료기관들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해왔고, 공항과 항만이 있는 인천이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의 최적의 장소"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중차대한 문제가 구태의연한 지역주의와 정치 논리에 휘말려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말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지역주의와 정치 논리가 개입해서는 안된다. 2016년에 정부가 발표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방안 연구 개발 용역보고서'의 내용처럼 권역별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이 추진되어야 하며, 권역별로 감염병 전문병이 없는 곳부터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만일 지역주의와 정치 논리대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해 나간다면 향후 국가방역체계는 제대로 작동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며, 이외의 국가 중차대한 정책들도 역시 계속해서 지역주의와 정치 논리에 휘말려 방향을 잃고 표류할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렇기에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는 너무나 당연하고 오히려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개인블로그에도 함께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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