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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잇 선 Feb 06. 2021

신용대출 받아 배당주에 투자한다면

③[동학개미의 이면]"너 이러다 벼락거지 된다?" 화폐가치 추락 대응법

내가 신용대출을 처음 받았던 일화. 그건 순전히 주식 때문이었다.


5년 정도 전의 일이다. 친하게 지내는 한 주식쟁이 형의 꼬임에 넘어갔다. 그 형은 그때 당시  20억 정도 주식을 굴리고 있었다.


"OO야. 누가 분산투자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으면 않된다느니 그딴 소리를 하면 절대 듣지마. 너처럼 돈도 없는 애한테...돈이란 말이야. X나 레버리지를 일으켰을 때만 벌수 있다 이거야. 대출에 풀신용까지 땡기면 너 돈 하나도 없이 십억 자산가 될 수 있다?"


나는 다음날 은행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 그자리에서 4000만원을 대출했다. 그 형의 말대로 한 종목에 몰빵했고 다행히 최종 수익률은 연 10% 정도 됐다.



지금 내 신용대출 잔고는 훨씬 늘어나 있다. 그럼에도 한달에 갚는 이자 비용은 많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그 사이 금리가 계속 내려갔기 때문이다.


최근 대부분 직장인들에게 적용되는 대출 금리는 2~6% 수준에 불과하다. 안정된 기업 주식에 묻어 두기만 하면 대출 금리보다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신용이 좋아 2.5%에 대출 받은 직장인이 배당률 6%짜리 리츠에 투자하면, 단순 금리 차이로만 3.5%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기간 주가가 올라 얻는 자본 차익은 덤이다. 요즘 대출을 받지 않으면 바보라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나 역시 5년 전처럼 무모한 투자는 하지 않는다. 대출 금리를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의 배당률을 고려하고, 성장성 있는 종목만 꾸준히 사들이는 전략을 취한다. 계속 스마트해지는 개미들처럼, 나도 꾸준히 공부하고 종목을 선정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벼락거지 된다"는 말에 극한 공감을 하면서.


벼락거지라는 말의 이면에는 화폐 가치 추락이 자리하고 있다.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몇번씩 경신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촉발된 저금리 시대는 십수년째 지속되는 중이다. 그만큼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더 풍부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바닥으로 추락하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추가 돈 풀기에 나선다.


경제지 보도에 따르면 올 1월 7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이라고 한다. 작년 말 133조6482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일 기준 하루 1000억원 이상 신용대출 잔고가 늘고 있다. 당국이 급격히 불고 있는 대출 잔고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는데...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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