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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집 Mar 13. 2024

아침마다 레이스

아침 출근길, 간당간당 버스를 따라잡아 마침내는 버스 바로 앞에 차를 세우고 아이에게 버스를 타게 했다.

만차 운행이라 버스번호도 보이지 않는 차를 보며 아이는 이 차가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맞다고, 타라고를 외치며 기어이 보냈는데, 아이가 버스를 탔는지 확인할 수가 없어 차로 한바퀴를 돌았다.


아이는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에 답을 하지 않고, 시간은 지나가고 나의 마음은 졸아들었다.

아이를 내려주었던 버스정류장으로 돌아가보니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버스를 잘 타고 갔나보다 쉽게 생각하면 될텐데 불안한 감정은 쉽게 떨쳐지지 않았다.

수없이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더니 8시 10분이 되어서야 연락이 온다.


도착했어. 걱정하지 마.


아이의 등교 시간 때문에 아침마다 레이스를 하고 있다. 

좀 늦으면 어떤가 마음을 먹었다가도 어느 순간 내달리고 있는 내 모습은 뭔가 우습다. 


앞으로도 나는 늘 이렇게 살아왔던 모습대로 살아가겠지.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테고,

조금은 한 걸음 떨어져 편안히 바라보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잘 되지 않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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