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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향 Sep 15. 2023

20개월 쌍둥이와 파주 지혜의 숲 도서관 주말 나들이

너희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요즘 남편은 평일, 주말 늦게까지 일하고 있다.

주말 혼자 육아하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뭉쳤다.

저녁에 출근을 하는 남편.

잠이 부족해 쉬고 싶을 텐데 아이들과 보내겠다고

해줘서 고마웠다.

당근마켓에서 큰아이 옷을 구입하러 파주에 간 김에 파주출판단지 지혜의 숲 도서관에 가자고 했다.



가을 하늘이 맑지만 햇살이 뜨거웠던 주말이다.

도서관 가는 길 아이들이 잠들었다.

2호가 먼저 깨서 남편이 도서관을 먼저 데리고 갔다.

마침 1호가 금방 깨서 도서관 가는 길

도서관 건물 배경이 예뻐서 지나칠 수 없었다.

아이가 서있는 곳이 그림 같았다.

빠르게 카메라를 켜고 사진을 찰칵찰칵 연신 찍어댔다.

입구를 들어서는데, 주말치고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다.

쌍둥이 데리고 박물관과 아쿠아리움 다니다 보면  사람 북적 데서 주말은 피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관람하는 것도 많이 기다려야 하고

복잡하다.

나이가 먹으니 지혜의 숲 도서관처럼 한적한 곳이  좋다.

입구에 아이들이 동화책 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책상과 의자가 있어 편하게 볼 수 있다.

2호가 책을 꺼내오길래 자리에 앉혔다.

글밥이 많은 책이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고양이가

많이 등장했다.

책을 넘길 때마다 고양이가 나오면 잉잉~

거리며 손으로 가리킨다.

요즘 야야 옹, 찍 찍 찍 찍, 음음매 동물 소리도 곧잘 따라 한다.

동물이 자는 모습을 보고 코 하면서 고개를 옆으로 갸우뚱하며  흉내를 낸다. 

책을 읽어주면 따라 하는 모습이 귀엽다.

요즘은 책 읽어주는 맛이 난다.

아이들의 처음하는 것이 늘어날수록 육아의 행복도 무르익어간다. 첫째 육아때는 삶이 고달파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 육아하며 느끼는 소소한 순간이 감격이다.



봄에 처음 데리고 왔을 때는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였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5개월 사이 많이 자랐다는 것이 보인다.

1호는 책을 꺼내와서 책을 넘긴다.

2~3권 후다닥 보고 나서 다른 곳으로 간다.

1호는 호기심이 많아 여기저기 구경하며 돌아다니라 바쁘다.

쌍둥이는 각자 한 명씩 맡아서 돌보며 따라다닌다.

각자 다른 곳에 가다가 둘이 다시 만나 반가워 깔깔거리며 웃는다.

아이들의 웃음에 덩달아 웃게 된다.



아이는 행복바이러스이다.

해맑은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나도 어린아이처럼

동심에 젖어든다.


계단 옆 쪽에도 책이 비치되어 있다.

1호가 계단에 올라가기 시작하니 2호도

따라서  올라간다.

둘은 손을 잡았다가 엄마 아빠 손을 뿌리치고 엉금엉금 기어서 올라갔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

갑자기 2호가 큰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다.

꽤 무거운데.

얼떨결에  다 같이 밖으로 향했다.

건물 사이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정갈한 나무도 보였다.

아이들이 신나서 뛰고 있다.

 나는 그 순간 찰나를 놓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를 연신 누른다.

소중한 순간을 담기 위해 핸드폰은 엄마 필수품이다. 


요즘 계단만 보면 지나칠 수 없는 둥이.

건물 밖 계단을 보자 또 내려간다.

내려가서 2호는 한참을 서서 어딘가를 보는 듯 보였다.

하린아 우리 올라갈까. 더 있고 싶은 눈치였다.

아무 움직임이 없이 서있는다.


좋은 글귀가 있으면 발걸음이 멈춘다.

번 곱씹어 읽어보고 핸드폰에 담았다.

좋은 문장. 그림을 보면 지나칠 수 없기에.

가을 참 좋아하는데.

가을이라 감사하다는 글을 보니깐

남편이 바뻐서 함께 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 지금 이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이와 보내는 순간에도 엄마의 취향도 저장한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혼자 사색하는 시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중이고

소소한 일상이 소중함을 깨달았다.




띠리링 띠리링 핸드폰이 울렸다.

남편이었다.

"여기 계단 위로 올라와봐"

"괜찮은 곳이 있네"


2호를 안고 계단을 올라갔다.

헉헉헉헉 숨이 찬다.  


계단 마지막 발을 딛고 옥상에 올라간 순간

와! 넓다!!

넓은 공간이 있다는 것에 반가웠다.

지혜도서관에 보석을 발견하는 기분이랄까.

아무도 없는 넓은 공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겠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방해물 없이 마음껏 풀어놓을 수 있는 곳이 최적의 공간이다.

아직은 안전에 대한 인지가 없어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2호는 텐션이 높은 편이다.

꺅꺅꺅꺅 소리 지르며 뛰고,

1호는 옆에서 돌멩이를 던지고 있다.

눈살이 찌푸리게 할 정도로 햇빛이 강렬했다.

아이들 피부가 걱정이 되어 모자를 가지러

갔다. 아침 선크림이 보이지 않아 바르지 않고

나와서 신경이 쓰였다.

가방을 가지고 나왔더니 아이들은 남편과 양손을

붙잡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금세 더워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실내로 들어갔다.

또 계단으로 간다.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한다.

기어 다니고 내려올 때도 엉덩이로 계단을 쓸고

내려온다.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는 아이들하고 싶은데로

하게 두는 편이다.

지금 시기는 아이들 시선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하린아 맘마 먹으러 가자"

아이를 안고 카페 옆 테이블 의자에 앉혔다.

간식 챙겨 온 것을 먹이는데 책장 옆에 책에 관심을 둔다.

갑자기 1호가 옆에 책장에서 성인책을

꺼낸다.

아이가 꺼낸 책을 남편은 안된다고 하면서

다시 넣었다.

그냥 둬봐! 그림이 없으니깐 재미 었으면

덮을걸.

그 이야기 끝나자마자 덮고 아이들은

책장에 꽂아두더라.


아이들은 자신이 해보고 느끼면서

경험을 통해 배워나간다.

규칙의 테두리 안에서는 자유롭게

하고 싶은데로 두려고 하는 편이다.

첫째 육아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정훈의사 선생님 유튜브를 보면서

요즘 아이 키우는 것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이한테 맞추니깐 버릇은 없어지고 힘들다고.

부모의 일상에서 아이가 맞추도록 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육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의 행복은 자연스럽게

스며들 테니.


창가에서 책을 읽고 읽는 사람,

유치원 다니는 아이와 엄마가 마주 보고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으면 나도 그때는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겠지.


지금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해야 하기에

엄마가 하고 싶은 것을 절제해야 한다.

엄마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할 뿐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이들과 나란히 독서하며 시간을 낼 날이 머지않았겠지.

그 날이 가다려진다.


2호가 목소리가 커지고 찡찡거리기 시작할 때

이제 돌아갈 시간이구나.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출판 단지 주변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나이가 20대. 40대 , 60대 나이가 다양해 보였다.

사진작가처럼 나도 조각품을 사진에 담아보기도 했다.


늦은 점심으로 갈비를 먹고 집에 들어가는데

아이들은 놀이터를 지나칠 수 없었다.

남편이랑 함께 놀이터를 오랜만에 와서

아이들도 알았던 걸까.


아빠가 있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기분이 업되어

미끄럼을 타보지 않은 것도 도전해 보았다.

2호는 빠르게 내려오는 것이 재미있었나 보다.

미끄럼 내려오면 계단까지 총총총 빠르게 걸어가서

계단을 혼자 기어서 올라간다.

남편이 저녁 출근으로 쉬고 나가야 하는데

아이들이 집에 갈 생각 없이 미끄럼 타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집에 가서 쉬고 있어."

"내가 보고 있을 테니깐."

남편은 괜찮다면서 휴식을 반납하고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보냈다.


40분이 지나 2호를 안고 비행기를 태우며 집으로 향했다.

1호를 유모차 태워 뒤따라갔다.

더 놀고 싶은 2호가 울음을 터뜨렸다.

안 되겠는지 목마를 태워서 들어갔다.

들어온 아이들을 먼저 목욕탕에 물을 받아 씻겼다.

쌍둥이가 도서관 가는 길 차 안에서 20분 낮잠을 잔 것이 다였다.

2호가 울기 시작했다.

눈이 반쯤 감기고 졸음이 가득해 보였다.

하루 종일 힘들게 놀아서 피곤할 만도 하지.


1호까지 울고 둘 다 안기는데 감당이 안되었다.

남편도 없이. 둘이 울고 안아달라고 했을 때 가장

난감하다.

2호는 혼자 이불을 감고 잠을 스스로 자는 편이다.

아이 범퍼침대에 눕혀 이불을 가슴에 안겨줬다.

등을 토닥여주다 나왔다.

혼자서 울다가 잠이 들었다.

이제 한 씨름 놨다.

1호 잠재우기 미션.

놀이터 가기 전에 명륜진서갈비에서

갈비와 콘샐러드, 잡채를 먹고 와서

밥은 잘 먹지 않았다.

오늘 저녁은 빵과 우유, 과일을 먹이는데

졸고 있다.

후다닥 양치를 씻기고 침대에 눕혔다.

오늘 하루 재미있게 잘 놀았지?

다리를 주물러 주고 이불을 덮어주니

금세 잠이 들었다.


아이와 베라다 창가에서 바라본 하늘과 구름.

올 겨울 이사 오고 가장 좋은 것이

집 앞에 아파트 단지가 없어 전망이 좋은 편이다.

16층 꼭대기라서 하늘이 가깝게 느껴진다.

육아를 하며 내가 좋아하는 하늘, 구름을 자주

바라본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구름 보면 기분전환이 된다.


"와! 채린아 오늘 구름이 정말 멋지다. "

"채린아 하늘 봐봐!!!"

구름 속을 걸어 다니고 싶어지는 순간이 감격이다.

구름을 바라보면 포근하고 따뜻해진다.

예쁜 순간을 사진에 담기 위해 안방 베란다 

창문으로 간다.

그 순간을 찍으며 미소 짓는 내 모습.

육아하며 소소하게 느끼는 행복이다.


주방 식탁 위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고

글 쓰 있는 토요일 밤.

고요해서 좋다.

미뤄둔 설거지와 집안일은 잠시 미뤄두고.

아이들과 보낸 소중한 순간을 잊히지 않기 위해서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삶이 화려하지 않아도

평범한 일상이지만 

행복은 내안에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그자체로

충분하지않을까.


20개월 아기와 도서관가면 책에 집중력은

짧다.  도서관 분위기를 어릴때 부터

놀이터처럼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에

자주 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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