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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향 Aug 14. 2023

쌍둥이 독박육아지만 엄마는 행복합니다

엄마 행복이 가장 중요하기에

20개월 쌍둥이와 사춘기 아이를 육아 중에 있습니다.

남편이 최근에 돈을 주식으로 날려 빚이 늘어나게

되었네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밤늦게까지 일을 열심히 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대신에 평소 아이 케어를 제가 하고 있고

주말에도 쌍둥이와 정신없는 주말을 보내고 있네요.


요즘 쉬는 날 없이 일하는 남편 모습 보니깐

제가 불평 없이 육아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집안일 도와주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 티브이 보고 있어서 싸우기도 했죠.

여자는 머릿속에 쌓여있는 설거지, 널브러진 장난감, 빨랫감, 아기 약 먹이고 씻기는 것.

해야 할 것이 그려지는데 남편은 전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성격 차이인 거겠죠.



아침에 남편과 침대에 누워 오래간만에 대화를

나눴습니다.

'주말에는 함께 바람 쐬러 가기도 싶기도 해.'

'여보 요즘 바쁘게 일하는 것 알고 있어.'

'그런데 요즘 내가 주말에 종일 혼자 육아하느라 힘들다는 걸 표현해 주면 나도 힘이 날 것 같아.'


'당신 고생하는 것 나도 알지. 육아와 일 중에 뭐 할 거냐고 물으면 일하는 것을 선택하지'

'앞으로 나도 표현해 보도록 노력할게.'




어제는 아이와 하루종일 있다 보니

어른과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네에 육아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가끔 필요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혼자 시간 보내며

책 보고 글쓰기, 산책에 시간을 보내면서

충전하며 보냈거든요.


아기들과 함께 낮잠 자고 일어났더니

5시가 되어가네요.

집 앞 놀이터 데리고 나가볼까 싶어

1호 2호 옷을 꺼내놓았죠.

옷을 입혀 준비하는 과정이 귀찮아

나가야 할지 망설여지더군요.


오늘은 유모차 피는 것도 귀찮아

아기들 양손으로 손잡고 놀이터까지 무사히 도착했

습니다.

사람이 없어 우리들만의 전용 놀이터였어요.

아기들이 깍 깍 깍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며 싱글벙글 웃고  다니네요.

미끄럼 계단을 하나씩 밟고 올라간 쌍둥이.


아기들 예쁜 사진 순간 포착 하려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습니다.


핸드폰으로 구도를 잡고 있는데

구름이 뭉글뭉글하고

해가 비치는 모습과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림 같았습니다.

이 순간을 사진을 담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벤치 앉아 아기들 노는 걸 지켜봅니다.

새소리도 지저귀는 소리도 반갑고

제가 좋아하는 하늘 구름, 나무, 초록 나뭇잎도 볼 수 있어 에너지 충전되더군요.


나뭇잎 하나씩 주워 줬더니 만져보고 뜯어버리고 버리고 열매를 집어 입에 넣는 1호.

아직은 놀이터 바닥에 있는 걸 주워 먹고 있어

난감합니다.


엄마 채린이 잡는다!

하린이 잡는다!

뛰어가는 아이들 뒤에서 뛰어가 잡으려고 하니깐

깔깔깔 웃으며 도망가며 좋아합니다.

둥이들이 좋아하는 모습 보니깐 뿌듯합니다.

놀이터 나오길 잘했구나.





지나가는 곱게 옷을 차려입으신 할머님이 물으시네요.

'쌍둥이예요?'

'네'

'아구 예뻐라.'

'첫애인가요?'

'둘째예요.'

'위에는 성별이 어떻게 되세요?'

'딸이에요.'


할머니는 아무 반응 없이 지나가십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딸이라 아쉽다는 의미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신경 쓰진 않아요.

저희 부부는 딸 셋이라 더 좋거든요.


아이들이 뛰어가 미끄럼 계단을 올라가는데

할머님이 멈춰서 바라보셨어요.


'어르신이 도와주시나요?'

'아니요. 혼자 보고 있어요.'

'빠빠이"

빠빠이 해주시니 1호가 빤히 쳐다보다가

팔을 흔들어주네요.

2호는 낯가림에 쳐다보기만 하고 있고요.

'그래 다음에 또 보자.'



할머니가 쌍둥이 육아 도와주냐는 한 마디에

'순간 나 참 잘하고 있구나!'

'주말도 불편불만 없이 종일 육아하고 있으니깐

대단한 거지. '

잠깐 저를 셀프 칭찬 해줬습니다.

자신을 위로하고 인정해 주는

 자주 해줄  필요성을 느껴요.




쌍둥이 엄마들과 소통하고 있는 카톡방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궁금할 때마다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요. 

쌍둥이 육아는 시터를 쓰거나

가족의 도움을  많이 받더군요.

그래야 엄마가 훨씬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게 육아할 수 있으니깐요.


시어머님은 일을 하시고 쉬는 날도 아기들 보러

자주 오지 않아 내심 서운해했습니다.

친정어머님도 일하시고 있기도하고,

새어머님과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여서요.

쌍둥이 육아 하면서 체력은 안되고 벅찰 때

엄마가 내 옆에 있었으면

힘들 때 투정 부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외감이 들어 슬픔을 마주했어요.

친정 엄마 도움 받는 둥이 엄마를 부러워했고요.


부러워하고 서운한 감정이 올라올 때는

어린 시절 결핍 때문이었다는 걸 알아차리고

저를 토닥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 되는 상황을 서운해하고 부러워하면

나만 괴롭고 슬퍼져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마음을 비우기로 마음먹었죠.


내가 즐겁고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뭔지

내게 집중하며 찾게 되었어요.

마흔 이후 저를 찾는 시간을 가지며

치유 회복 시간이 온전한 나로 다시 태어나

둥이 육아가 행복해졌습니다.


라디오 듣기

산책하기

음악 듣기(클래식, ccm. 팝송. 가요  등)

독서와 글쓰기

목욕하기

혼자 도서관 가기


주말도 독박육아지만

둥이들과 행복한 주일이었어요.

육아는 외로운 길이기도 하고

행복한 길이기도 합니다.

육아는 긴 과정이기에 엄마 마음 챙김 시간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가을이 기다려지는 평온한 밤.

한주도 덥지만 힘내서 육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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