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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주 여행의 시작 -2편 미국을 다시 떠난다면

기록의 힘

남들보다 많이 했던 여행이지만 나는 기록에 남겨진 것이 없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자 할 때에도 나는 기록하지 않으면 순간이 그저 사라지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 꿈을 꾸고 잊어버리는 시간들처럼 희미한 기억들 뿐이다.


미국이 아닌 여행을 떠나면서부터 시작했어야 했다. 기록하는 삶을.


1. 다시 미국 여행을 떠난다면, 자세하게 더 많이 기록하고 싶다.

내가 그레이하운드 버스터미널만 이용해서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고 그 때의 감정들은 어떠했는지 세세하게 기록하고 싶다. 내가 기존에 여행했던 이동경로는 써 놓았는데.. 기록들이 너무 엉망진창이다.


1. LA   2. 라스베가스 3. 그랜드캐년 4. 솔레익시티 5. 덴버(경유)시카고 6. 워싱턴 7. 버팔로(경유) 나이아가라 FALLS  8. 보스턴 9. 뉴욕 10. 아틀랜타 11. 올랜도 12. 마이애미 13. 키웨스트 14. 뉴올리언즈 15. 템파(경유)샌디에고(멕시코 티후아나) 16. 샌프란시스코  17. 세크라맨토(시청만) 18.시애틀 19. SANTA MONICA 였다.


2.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가고 싶다.

관광책을 보며 그저 훑어보는 미국이 아니라 정말 내가 알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이 명확하여 하루 온종일 박물관에서 그리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그 즐거움을 흠뻑 느껴보고 싶다. 덕분에 나는 다음 여행지에서는 여유롭게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3. 예쁜옷을 몇 벌 챙길 것이다.

역시 사진은 남는다. 하지만 꾸며지지 않은 너무 소탈한 모습은 가끔 보고 싶지 않은 사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다시 미국여행을 간다면 배낭여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지인의 특별한 하루처럼 예쁘고 화려한 옷을 입고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


4. 다시 가고 싶은 장소를 내딛어 본다.

LA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올랜도의 디즈니랜드는 우리 가족과 함께 마주하고 싶다.

샌프란시스코의 평안함과 따스한 항구에서의 평화로움과 뉴욕에서 봤던 뮤지컬의 아름다움을 남편과 느끼고 싶다. 키웨스트로 자동차 렌트여행을 떠나고 마이애미에서 칵테일을 한 잔 마시고 싶다. 라스베가스의 공연과 쇼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호텔에서 직접 투숙도 해보고 호텔 수영장을 이용해 보고 싶다.


5.  미국 여행 두달동안 가장 잊히지 않는 음식을 찾아본다.

미국 음식은 대부분 짜고 달았다.


 하지만 내가 골목 한켠에서 푸드트럭을 가지고 장사하던 뉴욕 베이글과 핫초코를 다시 먹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뉴욕행 비행기를 끊고 싶다.


 그 베이글을 온 가족이 함께 모여서 먹을 수 없다면 그 맛을 찾으러 가고 싶다. 스무살이던 나에게 스타벅스는 사치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시애틀의 본점에서 다시 한 번 스타벅스에서 가장 맛있는 메뉴를 먹고 가장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사오고 싶다.


사업을 한다면 뉴올리언즈의 굴을 독점계약하여 사업을 해 볼 수 있을만큼 맛있었던 굴맛, 그리고 거대한 크기의 시카고의 피자를 봤던 충격을 우리 아들도 함께 나누고 싶다.


6. 돈을 아낀다며 못해본 것들을 해 본다.

나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나올때마다 아쉽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배를 타고 다닐 수 있는데 한 겨울이기도 해서 의욕 없이 뒤돌아 나왔다. 한 번 떠나가면 다시 못 가볼수도 있다는 것이 여행인데..


 그랜드 캐년을 돌아보고 왔을때도 마찬가지다. 헬기투어도 있고 숙박하면서 걷기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돈이 아깝다고 생각을 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꼭 헬기투어도 해 보고 싶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나는 여행지에서 돈을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않아야 할 때를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 같다.


7. 시간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가치를 안다.

당시 나는 그레이하운드로 미국 전역을 갈 수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최소 4시간부터 최장 40시간까지도 탔었다. 버스로 동네 구석구석 바라보며 낮과 밤을 관찰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버스에서 지내왔던 시간들이 어쩌면 내 시간을 갉아먹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음 여행을 가면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돈을 투자하여 시간을 아끼고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들을 해나가고 싶다.


이렇게 많은 것들을 아쉬워하며 다음 여행을 떠났지만 나는 그 곳에서도 기록을 버리고 사진을 택했다.

일본은 특히나 우리나라와 비슷한 느낌의 분위기 덕분에 사진조차 많이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도 기억나는 대로 써보려 한다. 내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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