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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오리 Jan 27. 2022

미디어오리가 '채용'을 대하는 방식

"지원자님, 우리의 제안을 수락해주세요."


<5층 사람들>은 미디어오리의 사람들, 그들의 활동생각행복불안과 희망을 담는 코너입니다.



"미디어오리는 정기 님을 새로운 동료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저희의 제안을 수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디어오리에서 문자 한 통이 왔다. 회사가 내게 보내는 문자라고 하기에, 사뭇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사회로의 첫 발걸음을 시작하며 많은 '평가'를 보았던 것 같다. 회사는 늘 지원자를 평가했고, 좋은 지원자는 입사에 합격한다는 것. 나는 의아했다. 회사가 내게 '함께 일하는 것을 제안' 한다니. 이 회사, 대체 뭐 하는 회사야?

미디어오리 김나리 대표

미디어오리는 미디어 스타트업, 또는 커머스 및 관공서에 미디어 컨설팅을 해왔다. 또한 청소년에게 제공하는 창업 관점에서의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 '오리콘유스', 미디어업계 지망생 및 현직자들과 일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오리콘아' 등의 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현재, 미디어오리는 숏다큐멘터리와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을 연결하는 미디어 '인터브이'에 중점을 두어 운영하고 있다.


2021년 3월,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마음에 들어, 미디어오리의 PR/마케팅 포지션에 지원했다. 채용 과정을 통해 지원자 역시 회사에 대해 평가를 하고 이미지를 채워간다. 무엇보다 채용이 평가를 넘어선 어떤 새로운 만남의 시작임을, 미디어오리는 인지하고 있었다.


조직에 있어 확고한 그라운드룰은 좋은 안전장치가 된다. 예를 들어, 인터뷰 당일, 나와의 인터뷰에 참석한 모두가 한 번쯤은 손과 팔을 들어 '허우적대고' 있었다. 무슨 말이냐면, 미디어오리 인터뷰에서는 모두에게 '공'을 쥘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 착한 사람만(?) 보이는 이 이상한 공을 상상력으로 컨트롤하다가 상대에게 던지며 발언권을 준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지원자인 나에게도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시간이 주어졌다. 내가 '공'을 쥐었을 때, 나는 내가 걸어왔던 길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미디어오리 사무실.

입사 후 수개월이 흘러, 주니어 마케터가 된 나는 '채용되는 지원자'에서 '채용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2021년 9월, 입사한 지 6개월째, 동료 혜련과 함께 진행하게 된 채용, 이른바 '필름메이커 채용 프로젝트.’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내가 왜 채용의 공을 쥐게 되었을까? 채용이란 계기를 통하여 미디어오리는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회사의 방향을 정하는 과정에 함께할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회사의 모든 채용이 팀 프로젝트처럼 진행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가 참여한 채용 절차의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한다. 


미디어오리의 채용 절차


내가 참여했던 살짝 특이하고 재미있는 미디어오리의 채용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동료들과의 논의를 통해, 현재 회사에 필요한 직무를 살펴본 뒤, '채용 담당자'를 정한다. 단순히 직급 높은 사람이 채용 담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 함께할 지원자와 가장 업무 접점이 많은 동료가 채용 담당의 '공'을 쥐고, 지원자와 함께 일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지 상상해본다.


'필름메이커 채용 프로젝트' 경우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혜련이 채용 담당자로서 필름메이커 채용에 필요한 공고 탬플릿을 작성했다. 나는 혜련을 도와 그가 채용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홍보물을 작성한 뒤 광고 집행 및 각종 채용사이트 업로드를 담당했고, 서류접수 기간에는 각 지원자의 지원서 및 포트폴리오, 연락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를 만든 뒤 매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했다.

출처: 미디어오리 노션에 기재된 채용 매뉴얼 일부

다음은 채용 공고문 템플릿을 작성하고, 채용사이트에 게재하고 홍보한다. 채용사이트별로 유입되는 지원자의 성격이 다르므로, 그에 맞추어 홍보하도록 한다. 채용은 한 사람의 라이프이벤트에 중요한 일인 만큼, 채용 공고에 필요한 정보들—서류 접수 및 인터뷰 초대 일정, 직무, 업무 시작 시기 등—을 명확히 반영한다.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하고, 채용 담당자의 주도하에 인터뷰에 초대할 지원자들을 추려낸다. 지원자들을 인터뷰에 초대하여 성실히 인터뷰에 임한다. 인터뷰 규칙은 다음과 같다.


인터뷰 규칙들 (일부 발췌): 인터뷰에 참석해준 지원자에게 감사의 표시를 확실하게 합니다. 인터뷰는 평가의 자리가 아닌, '미디어오리와의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지원자가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그의 이야기를 다 풀어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공'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미디어오리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고, 에너지 공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며, 인터뷰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공평한 시간의 주도권과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립니다.  


채용에 지원한 모든 지원자는 미디어오리에 관심을 두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지원한 이들이다. 미디어오리는 그에 대해 감사함을 기본적으로 갖고 진행하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이걸 채용 절차에 체계적으로 녹여내긴 쉽지 않다. 때문에 미디어오리는 더욱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말로써 꺼낸다.

출처: 필름메이커 채용 공고 일부

채용은 회사에 대한 홍보이다


마케터다운 생각이지만, 채용은 회사의 훌륭한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 회사의 문화와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널리 소개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에게는 '이 회사와 함께 일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도록, 지원자가 아니더라도 회사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도록 미디어오리의 문화를 담은 언어를 사용한다.


실제 지원자를 만나고 심사하는 과정에서 존중의 언어를 사용하고, 그에게도 우리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을 인터뷰 과정에서 확보한다. 모든 인터뷰는 녹취록으로 남고, 이 모든 자료를 기반으로 채용 담당자가 우선 선호도를 밝히고 대표와 팀원들의 합의를 얻는다.


채용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 신규 채용은 '직원 수'라는 정량적인 규모의 증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새 동료가 담당하게 될 업무가 회사에 지금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터브이'라는 미디어 실험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채용을 진행했고, 그 결과로 인터브이의 영상을 제작할 '필름메이커', 그 콘텐츠에 기반한 행사를 기획하여 사람들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매니저'와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사람들이 또 오게 될까?


 홍정기



미디어오리가 만드는 ⭐인터브이⭐ 너와 나를 연결하는 숏다큐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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