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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per Jun 23. 2020

LCC는 ‘저비용항공사’일까? ‘저가항공사’ 일까?

항공사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

메이저 항공사라 불리는 FSC(Full Service Carrier)와 저가 항공사라 불리는 LCC(Low Cost Carrier).
처음 항공사에 입사했을 땐 ‘저가’라는 말이 그렇게 듣기 싫었기에 누군가 ‘저가’라고 칭하면, “저비용 항공사” 라며 늘 받아치고 다녔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회사나 임직원 입장에서는 기내식과 음료를 비롯한 각종 무료 제공 품목의 비용을 최소화한 실용적인 좌석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이기에 ‘저비용’을 강조하는 것이고, 승객의 입장에서는 이유야 어쨌건 싼 가격의 항공권을 판매하는 항공사이니 ‘저가’라 칭할 수 있다고 본다. 둘 다 ‘Low Cost’라는 의미를 공유한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어차피 이동수단인데 기본적인 서비스만 제공받고 교통비를 줄일 목적이라면 LCC를 타면 되는 것이고, 간만에 타는 비행기이니 풀서비스 받으면서 출발부터 기분 내고 싶다면 FSC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FSC라고 해서 그냥 비싸고 LCC라고 해서 그냥 싼 게 아니다. 밥, 음료, 넓은 좌석 등 제공되는 편의 서비스만큼의 비용 차이가 바로 항공권 가격의 차이다. 독점 노선인지 많이 취항하는 노선인지, 또 성수기인지 비수기인지의 차이는 별개의 문제다.


그런데... 그런 내용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단순히 본인이 지불한 절대적 비용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LCC를 탑승해서 커피나 주스를 사 먹어야 한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뭐야, 비행기에서 그런 거도 안 줘? 형편없네. 이러니 저가라는 소리를 듣지. 서비스 마인드가 개판이야” 라며 불평을 털어놓는다. 무료 서비스가 제한적인 대신 FSC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했다는 사실은 이미 잊어버린 지 오래다.

한국의 주요 LCC(Low Cost Carrier)

반대로 FSC를 타서는 무리한 서비스를 요구하면서 “내가 이러려고 비싼 돈 주고 메이저 탄 줄 알아? 내가 모닝 캄 회원이야!” 는 식의 갑질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한국의 FSC(Full Service Carrier)


항공사는 비용에 따라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업종이다.
말했듯이 추가 비용 지불 없이 각종 서비스를 기본 제공받고 싶으면 LCC가 아닌 FSC를 타면 되고, 그보다 더 나은 고퀄리티 서비스를 원한다면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구매하면 된다.


FSC 비즈니스 석으로 여행 가서 4성급 호텔에 투숙하는 것과 LCC를 타고 가서 5성 특급호텔로 업그레이드하는 것. 비교가 우스울 수도 있지만 내 주변엔 그런 사람들이 꽤 많다. 굳이 먼 거리도 아니고 새벽 비행기 안에서는 잠깐 눈만 붙일 거니, 그럴 바엔 그 비용 줄여서 여행지에서 더 좋은 호텔에 투숙하겠다는 젊은 사람들을 바보라고 놀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개인적으로 초기 LCC가 탄생했을 때 그 분류를 BSC(Basic Service Carrier)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면 Full Service 냐 Basic Service 냐에 따른 소비자들의 이해와 선택도 더 용이하지 않았을까?


여튼 명칭이 무엇이건간에 이것 하나는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 FSC 조종사와 승무원들, LCC 조종사와 승무원들... 적어도 같은 운용 기종에 한해서는 능력 차이도, 승객 안전에 대한 인식 차이도 없다. 어느 회사건 동일한 내용의 교육을 받고, 동일한 수준의 심사를 거쳐 동일한 임무를 수행한다. 안심하셔도 좋다. LCC 항공기에서 맥주를 마시고 싶으면 유료 구매를 하면 되고, 맥주를 기본 서비스로 제공받고 싶다면 처음부터 FSC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지, 영업 정책을 기준으로 그들의 능력과 인성까지 평가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FSC건 LCC건 모든 조종사와 승무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식음료 서비스가 아닌 승객의 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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