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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정길 Jun 23. 2020

야구와 공동체, 그리고 글쓰기

교사학습공동체의 새로운 출발

야구는 다이아몬드처럼 생긴 1, 2, 3루, 홈베이스 라인을 돌아 나오면 득점하는 경기이다. 상대 팀과의 득점을 겨루는 경기여서 우리 팀의 선수들이 1, 2, 3루를 돌아 홈베이스를 밟기까지의 과정은 치열하다. 승부의 세계는 더욱 냉정해서 홈베이스를 밟지 않고 도중에 아웃이 되었다면 1루와 2루를 지나 3루에 있었던 흔적들은 사라지고 다시 1루 베이스를 밟기 위해 새 출발을 하게 된다. 1루 베이스를 밟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1루를 거치지 않고서는 2루와 3루 베이스는 물론 홈베이스도 밟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관중도 없지만 1루 베이스로 향해 질주를 하는 야구선수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 공동체가 생각났다. “우리가 다시 1루를 향해 뛰려 하는구나”라고.


『교사, 함께 할수록 빛나는』이란 책은 삶을 글로 나누며 성장하는 교사학습공동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한 구절인 “글이 살다, 그리 살다.”를 통해 교사학습공동체의 글쓰기와 나눔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삶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을 글쓰기, 이야기 나누기, 살아가기, 다시 글쓰기의 네 단계로 정의하고 각각의 첫 글자를 따로 떼어 놓아 ‘글이 살다’라고 표현해 두었다. 그리고 ‘글이 살다’와 발음이 같은 ‘그리 살다’를 덧붙여, 앞으로도 그렇게 교사로서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는 다짐이 두 글을 이어지게 했다.


이 책의 핵심인 ‘글이 살다’는 야구와 많이 닮았다. 글쓰기는 1루, 이야기 나누기는 2루, 살아가기는 3루, 다시 글쓰기는 홈베이스로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글을 쓰고 그 글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살아가고 다시 글을 쓰는 과정은 연결되어 있다. 1루를 지나치지 않으면 2루로 진루할 수 없듯이, 글을 쓰지 않으면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우리가 다시 1루를 향해 뛰려 하는구나”라고 생각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 공동체는 지금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좋은 공을 힘껏 휘둘러 배트에 맞혔다. 배트에 맞은 공은 땅에 맞고 크게 튀어올라 유격수 앞으로 굴러갔다. 우리는 1루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다. 그리고 1루라는 글쓰기가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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