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에는 왜 꼭 레몬이 같이 나와요?

[일상 속] 중화 반응

by 유열음

오늘은 모처럼 가족끼리 외식을 하는 날이다. 한창 먹성 좋고 가리는 것이 없는 아이들은 회를 특히나 좋아한다. 여느 때처럼 밑반찬부터 즐기며 기다리니 둥그런 접시에 색감을 살리는 갖가지 채소와 영롱한 빛깔을 자랑하는 회가 어우러져 가지런히 놓여 나온다. 탁상 정중앙에 놓인 회의 빛깔을 보고 모두 감탄을 하며 젓가락을 집어 드는 그때 들려오는 한 마디,


"근데 회에는 왜 꼭 레몬이 같이 나와요?"



중화(中和) 반응 대체 뭘까?


단어에서 우리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운데 중 中, 화할 화 和

어디로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에서 어우러지는 것을 의미한다.


초등학교 ver.

pH 시험표를 기준으로 0~6은 산성, 7은 중성, 8~14는 염기성을 의미한다. 각 숫자는 성질의 세기 정도를 의미한다. 산성과 염기성이 '중성'을 중심으로 마치 S극과 N극처럼 서로 반대되는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서로 극과 극인 산성과 염기성을 일정한 비율로 섞으면 어디에 치우치지 않고 중성으로 변한다. 이것을 중화 반응이라고 한다.


과학적 공식으로만 보면 너무 당연한데 이걸 실생활에 적용시켜 보면 새롭게 보인다.


앞서 얘기한 예시를 생각해보자.


우선 회 혹은 생선 같은 경우 비린내가 나기 마련이다. 이 비린내는 대체로 염기성을 띤다. 이 염기성(비린내)을 사라지게 만들려면 정반대인 산성을 데려오면 된다. 즉, 산성을 띠는 레몬을 뿌리는 것이다.


염기성인 비린내가 산성인 레몬즙을 만나 서로 어우러져 어디에 치우치지 않고 중성이 되는 것이다. 마치 -5에다 +5를 더해 0을 만드는 것처럼! 이런 중화반응을 이용하여 비린내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또한 산성도 같이 사라졌으니 레몬맛도 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예시)
- 양치질 : 치약(염기성), 세균의 당 분해(산성)==충치 원인
- 속이 쓰릴 때 제산제 먹기 : 제산제(염기성), 위산(산성)==속 쓰림 원인
- 비린내 나는 식기구 식초로 닦기 : 비린내(염기성), 식초(산성)



중학교 ver.


그렇담 어떻게 이렇게 되는 것일까?


다시 산성과 염기성으로 돌아가 보자. 산의 성질을 갖고 있으면 산성, 염기의 성질을 갖고 있으면 염기성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성질은 물질이 물과 섞였을 때 어떤 이온을 내놓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레몬, 탄산, 식초, 아세트산, 염산, 황산 등은 산성을 띠는데, 이 물질들은 물과 섞어 녹으면 공통적으로 수소 이온(H+)을 내놓는다.


마찬가지로 비누, 샴푸, 세제,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등은 염기성을 띠는데, 이 물질들은 물과 섞어 녹으면 공통적으로 수산화 이온(OH-)을 내놓는다.


즉, 물질이 산성을 띠는 이유는 수소 이온(H+) 때문이고 염기성을 띠는 이유는 수산화 이온(OH-) 때문이다.


그래서 산성 물질과 염기성 물질이 만나게 되면 산성 물질의 정체성인 수소 이온(H+)과 염기성 물질의 정체성인 수산화 이온(OH-)이 만나면서 H2O(물)가 돼버리고 그럼과 동시에 각각의 정체성인 H+과 OH-가 사라지게 되니 중성이 되는 것이다.



교과서 ver.


물에 녹았을 때 이온을 내놓는 것을 이온화되었다고 한다.


이온이란 전하(전기)를 띠는 입자를 말한다.
ex) H : 수소, H+ : 수소 이온
이렇듯 이온일 때는 건전지 +, -극처럼 양이온인지, 음이온인지 옆에다 적어준다!


본래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원자나 분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그런데 이온화가 되면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리가 된다. 마치 0이었던 숫자를 +5와 -5로 분리하는 것처럼. 이온화된 물질 = 양이온 + 음이온


즉, 산성 물질과 염기성 물질이 이온화되면 아래와 같다.


산성 물질 = 수소 이온(H+) + 음이온

염기성 물질 = 양이온 + 수산화 이온(OH-)


이 중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이 반응하여 물을 만들고 나머지 이온은 그저 구경꾼이 된다.

이렇듯 반응한 이온들만 쓴 반응식을
알짜 이온 반응식이라고 한다.
식을 보면 H+와 OH-가 1:1 비율이어야만
하나의 H2O를 만든다.


그리고 반응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이온은 구경꾼 이온이라고 부른다.


다시 정리하자면!

산과 염기가 만나면 중화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각 물질의 정체성인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으로 인해 물이 생성되고

나머지 구경꾼 이온들이 남는다.

만약에 구경꾼 이온들(산의 음이온과 염기의 양이온)이 만나 물질을 생성하면 그 물질을 '염'이라고 부른다.


요약

비린내(염기성)을 없애기 위해 레몬(산성)을 뿌린다.

그러면 염기성의 정체성 수산화 이온(OH-)과 산성의 정체성 수소 이온(H+)이 서로 만나면 물(H2O)이 된다.

이때 각 이온들의 비율이 같아야만 남는 이온 없이 모두 물이 되면서 중성이 된다!

이전 03화우리는 왜 숨을 쉬고 밥을 먹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