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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클레드비니 Sep 27. 2023

네자리 숫자

숫자는 로고가 된다.

전화번호 뒷자리는 로고다.


집에 유선 전화기가 있었을 때부터 이어져 온 네 자리 숫자. 

핸드폰이 생긴 이후부터 우리 가족의 뒷번호는 모두 유선 전화의 뒷번호였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내 주변 사람들은 나의 뒷번호를 기억하고 있다. 

스팸 전화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안 받는다. 하지만 친구나 친척에게 내 번호가 바뀔 때마다 전화를 걸면 나의 뒷번호는 신뢰성을 발휘한다.


숫자로 기억하고 기억되는 우리의 삶. 단순한 숫자가 아닌 나라는 삶의 스토리가 담겨 특별해지는 번호 네 자리. 이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또 인식된다는 것이 브랜드의 로고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집을 얻어 전화기를 들여놓았을 때 통신사를 통해 아무 의미 없이 임의로 부여받은 집 번호가 어느 순간부터 우리 가족의 로고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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