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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낙네 Sep 07. 2020

낡음, 마음이 들어가다

이름은 베짱이입니다
오래됐습니다.

정원에 들어와서 6년쯤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유럽 여행 중 샀던 장식 소품입니다.
볼 때마다 시간의 흐름이 새겨집니다.
그곳에서의 마음도 들어옵니다.

코로나로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요즘의 마음을
베짱이 장식에 실어 대신하곤 합니다.

자세히 보면 때가 타고, 틈이 생기고, 흠이 났습니다.
계속 새 것 같았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부담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잘 닿으려 하지 않았을 듯합니다

늘 새롭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사람도 흠이 있고, 틈도 있고, 때도 있을 때

마음이 들어갑니다 

그런 겁니다
너무 새것처럼 각 잡고 있지 않을수록  

정이 더해집니다.

조금의 때
조금의 틈
조금의 흠
있어도 괜찮습니다

누군가가 들어올 수 있게 하는
조금의 힘이 작동합니다

베짱이, 낡아서 더 마음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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