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사라져야겠지만,
저는 무척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낯가림이 심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내성적인 '어른'들이 그러하듯이, 사회생활에서는 낯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끔은 제가 내성적인 사람이 맞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성공! 멍멍! 음메~!
내가 내성적인 사람인지 외향적인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정말 잘~ 맞거든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내가 힘들고 지치고 피곤할때,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면 에너지가 생기나요?
아니면, 혼자 집에서 쉬는 동안 에너지가 생기나요?
이때 내가 멘토로 삼는, 만나면 에너지가 솟는 한 두명과의 만남은 제외해 주세요. 내향적인 사람도 자신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 한 둘쯤은 있잖아요?
만약 불특정 대다수 (아, 물론 아는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며 에너지가 생긴다면 당신은 외향적인 사람입니다. 반대로 집에서 혼자 음악을 듣거나 잠을 자거나 독서를 하며 에너지가 솟는 다면 당신은 내향적인 사람이지요.
내향적인 사람들도 사회화되어서 성인이 되면, 적당히 사람들사이에서 잘 어울리게 됩니다.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가죠. 하지만 정말 치쳤을 때 나 혼자 있고 싶어지죠. 제가 그래요.
그리고 잘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정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일이에요.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마세요.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나 대화가 싫은 건 절대 아니에요. 반갑고 기쁜 일이죠. 하지만 에너지가 빼앗긴다는 게 문제에요. 내향적인 분들이라면 공감하실거에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는 낯선 사람과 말을 하지 않아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가 생긴 것 같아요. 저는 매주 한번씩 근처 도서관에서 수업을 듣는데요, 몇 년전에 수업을 들었을 때는 서로 인사도 하고 연락처도 주고받고 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코로나 때문이겠죠. 서로 모여서 인사하고 밥먹고 하는 것을 암암리에 금지하는 분위기이죠.
또 아이들을 데리고 현장학습을 갈때 다른 학부모들과 마추치기도 해요. 요즘에는 인사를 하고 나서, 계속 대화를 이어가야한다는 부담(?)이 없어요. 요즘은 대화를 계속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거나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 같아요. 코로나 때문이겠지요.
코로나로 인해 저같이 내향적인 낯가림쟁이는 편해진 점이 있네요. 마스크를 끼면,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아도 허용이 되는 것 같아요. 외향적인 분들은 서로 대화하며 알아가는 즐거움을 그대로 누릴 수 있고, 저처럼 내향적인 사람은 적당히 예의를 갖추면서도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을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코로나는 나쁘죠.
코로나로 인해 여러 가지 문화가 생기고 있어요. 적당한 거리를 인정하는 문화가 싫지만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