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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Nov 23. 2023

폐단으로 치닫는 욕망의 한 수

<서울의 봄>(2023)

 10·26 사태 이후 길었던 유신 체제가 붕괴했던 1979년 한국 사회는 민주화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 12·12 사태 이전까지 ‘서울의 봄’이었던 희망은 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이 이끄는 군사 반란으로 다시금 폐단으로 치닫는다. 봄이길 바랐던 1979년 겨울의 아픔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이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IMDB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소제목의 속담은 ‘남의 싸움에 약한 사람이 공연히 해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서울의 봄>은 전두광(황정민)과 이태신(정우성) 두 입장의 대립 갈등을 보여주는데, 두 고래 싸움 사이에 있는 군인과 국민의 새우 등이 터져 나간다. 전두광(황정민)의 서울 진군을 막기 위해 이태신(정우성)은 각 군대 지휘관에게 지원 요청을 한다. 하지만, 국군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두광(황정민)의 권력 남용과 전두광(황정민)이 이끄는 하나회 사람들의 방해 공작으로 상황의 수가 매번 바뀌며 스토리 전개의 반전을 더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절대 충성, 절대명령’이라는 글귀처럼 상급자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군인 신분상 두 지휘관의 명령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체제이기에 수 싸움으로 놓이는 상황의 긴장감을 영화는 놓치지 않는다.     

 

IMDB

잘못

     

전두광(황정민)의 대사 중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입니까?!”라는 대사가 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처럼 각자가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회 인물들이 벌이는 이간질의 행패는 권력 욕망을 향한 집착과 발악을 드러낸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 반란의 모티프가 된 영화다. 하지만, 등장인물의 가명 사용과 사건을 영화로 각색함으로써 인물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상황 설명이 깔끔하게 흘러간다. 전두광(황정민)이 보이는 행패와 자기 잘못을 회피하거나 미화하려는 모습은 권력욕에 들끓는 꿈틀거림을 보인다. 그리고, 군사 반란에 성공하고 화장실에서 웃는 장면은 그의 잠재된 광기와 내면의 악(惡)을 표출한다. 이태신(정우성)이 말한 “넌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 대사는 전두광(황정민)의 실제 인물 故 전두환의 모습을 시사한다. 또한, 군사 반란과 더불어 정권 때 일어난 5.18 민주화 운동의 폐단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던 그의 잘못을 영화는 이태신(정우성)을 통해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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