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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Apr 14. 2024

반갑지만 달갑진 않은 쿵푸 합장

<쿵푸팬더 4>(2024)

2008년에 1편이 개봉한 후, 16년이 지나며 벌써 네 번째 시리즈를 내놓은 <쿵푸팬더>다. 식욕 왕성한 국숫집 사장 아들에서 용의 전사를 거쳐 어느덧 후계자를 찾기까지 ‘포’의 성장기를 관객이 함께 지켜보며 정을 쌓아갈 수 있었다. 본 작은 선한 캐릭터의 고운 정과 악한 캐릭터의 미운 정까지 캐릭터들의 정을 매끄럽게 드러낸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향한 급한 캐릭터 설정과 파워 인플레는 쿵푸인지 마법인지 애매한 합장을 드러낸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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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잘 아는 것과 잊은 것  

   

<쿵푸팬더>는 16년 동안 4번째 시리즈까지 개봉할 정도로 인기 많은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본 작은 후계자를 찾고, ‘젠’을 통해 마녀 카멜레온을 쓰러트리러 가는 여정을 빠르고 매끄러운 전개로 진행한다. 매끄러운 이유는 시리즈 전편을 해당 영화사 ‘드림웍스’가 ‘포’의 성장 서사를 쌓아가며 해당 구조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포’의 서사를 안다. 용의 전사가 되기 위한 시련과 극복, 자기 정체성의 위기와 극복하는 ‘포’의 서사와 여정을 알기에 빠른 전개는 찬물보다 뜨거운 물에 면을 익히듯 이야기에 감화한다. 그러나 ‘젠’의 존재는 변수다. 천천히 익힌 면과 달리 전자레인지에 돌린 인스턴트처럼 급하게 등장하는 ‘젠’의 서사는 ‘포’보다 그 매력이 덜하다. 오히려 후계자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존재로 보인다. <쿵푸팬더3>에서 ‘우그웨이’에게 받은 지혜의 지팡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장면은 캐릭터 서사와 연습의 내공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쿵푸와 마법 사이의 결투 방식과 액션 경계선이 모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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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가장 좋아하는가    

 

시리즈를 거듭하며 등장했던 캐릭터를 본 작에서 총출동한다. 본 작 주요 악당 마녀 카멜레온은 카멜레온이란 특성을 이용해 능력과 생김새를 복사할 수 있는 능력을 흡수한다. 너무나 강해진 ‘포’의 파워 밸런스를 맞춘 효과이자 역대 악당과 ‘포’가 싸우면 누가 이길지에 대한 기대를 충족한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이다. 우리가 고대한 기대와 효과는 다소 미미하게 작용한다. 마녀 카멜레온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젠’의 파워 인플레로 무너진다. 영화 전반에 등장하지 않았던 무적의 5인방도 영화 극후반에 등장하며 추억을 부르지만, ‘젠’을 위한 훈련 보조로 활약할 뿐이다. 새로운 세대교체를 준비하듯 앞으로 볼 수 없는 이들을 마지막으로 비추며 애정과 아쉬움이 묻은 마무리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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