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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솔 SANSOL Feb 01. 2022

메타버스로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제페토 '수달 JUMP 탄소저감' 월드 체험을 통해 바라본 메타버스

요즘 아이들처럼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에코온(ECO-ON)'팀과 매달 화상 회의와 메신저로 의견을 나누고 만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이고 사는 곳이 모두 다른데다 본업이 따로 있으니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이 정도의 스마트라이프에서,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만났다. 마침 쏘달이 제페토에 '수달 JUMP 탄소저감'이라는 월드(맵)을 구축해 체험에 나섰다.  

        

@unsplash


# ‘메타버스에 대한 생각

한 TV 프로그램에서 요즘 청소년이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봤다. 굉장히 낯설고 신선한 방식의 소통이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친구를 만나는 대신 영상통화를 하며 시간을 같이 보낸다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친구를 대면 못하니 각자 집에서 영상통화로 친구와 일상을 공유하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아이들의 입장이 이해했다. 그런데, 한 패널이 ‘그럼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되지 않느냐?’라고 묻자 아이들은 ‘스마트폰이 있는데 굳이 왜 만나느냐’고 대답했다. 아이들의 말인즉슨 귀찮은 외출 준비 없이 내 옆에 친구가 있는 것처럼 일상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친구를 직접 만나는 것과 영상통화는 엄연히 다른데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외출하는 과정이 귀찮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unsplash

충격을 뒤로한 채,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자 했다. 요즘 아이들과 다른 활용법이지만, 생각해보니 같은 이유로 화상회의를 통해 ‘에코온(ECO-ON)’팀과 매달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코로나가 한 몫 하기도 했지만, 우리 팀은 김포, 파주, 청주에 뿔뿔이 흩어져 사는 데다 본업이 따로 있어 시간 맞추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화상회의를 선택했고 외출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 회의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Z세대가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 친구들과 소통하며 여가를 보내는 일은 상당히 합리적일지 모른다.     




마침 쏘달이 제페토에 ‘수달 JUMP 탄소저감’이라는 월드(맵)를 구축하면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먼저 제페토를 즐기기 위해선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재미가 쏠쏠하다. 캐릭터를 꾸미는 데만 30여 분을 들였는데 평소 도전 해보고 싶었지만, 시도하지 못했던 색다른 스타일을 캐릭터에 대입하느라 신이 났다. 마치 내가 그 캐릭터로 변신한 듯 착각이 들었다.     


캐릭터를 꾸미고 에쿤과 쏘달을 ‘수달 JUMP 탄소저감’ 월드에서 만났다. 그 안에는 세미나를 열 수 있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도서관, 산에 버려진 쓰레기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쓰레기 산,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부스, 제로웨이스트 상점 에코온발전소, 플로깅 단체 와이퍼스 그리고 함께 포즈를 취할 수 있는 광장 등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환경 문제 의식 테마로 만들어진 ‘수달 JUMP 탄소저감’ 월드는 코로나 같은 상황적 제약이 있을 때 비대면 환경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대체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월드 내에서 체험하는 사회·문화적 활동을 통해 유대감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unsplash

하지만 가상 세계 안에서 쓰레기를 줍는다고 현실 세계의 쓰레기를 실제로 주울 수 없는 것처럼 문제에 대응할 실질적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한계다. 여전히 아날로그가 더 좋은 나는 내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 과정에서 미세한 표정 변화, 특유의 체취, 질감 그리고 기운을 느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약 앞으로 기술이 매우 발전하여 현실 세계에서만 할 수 있다고 믿던 것을 가상 세계에서도 똑같은 수준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굳이 약속을 잡고 사람을 대면할 필요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씻지 않은 채 VR 헤드셋 기기를 쓰고 가상 옷장에서 옷을 고른 뒤 간편하게 가상공간에서 친구를 만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샤워하는데 소비하던 화학용품(샴푸)과 물의 사용량도 줄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유행에 발맞추느라 단발성 옷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며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물론 이와 관련된 전력 에너지와 전자 쓰레기 문제가 연계 되어 발생하겠지만, 다른 쓰레기 문제가 획기적으로 해결된다면? 그렇다면 어떨까? 현실과 가상이 구분이 되지 않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과연 끝까지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그  고민에 대한 시작을 제페토 ‘수달 JUMP 탄소저감’ 월드에서 직접 체험해보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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