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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솔 SANSOL Dec 08. 2021

전통주(탁주), 플라스틱 없이 유통할 수 없을까?

주조장에 직접 가보고 술을 직접 빚어보며… 플라스틱 발자취 셀프 인터뷰!

막걸리를 먹으면 쌓이는 플라스틱 병들!

'전통술(탁주) 플라스틱 없이 유통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막걸리는 좋은데, 플라스틱은 싫어요.
몸에는 진짜 좋은데, 지구에도 좋게 유통할 수는 없을까요?
지속가능한 ‘우리술’ 유통법을 찾습니다! 제로웨이스트 막걸리 버전 진행 중!




Q1. 플라스틱 발자취는 어떤 팀인가요? 

: 플라스틱 발자취는 환경과 문화 그리고 전통주(탁주)를 사랑하는 두 명의 지구시민이 만나 결성 된 팀입니다. 좋아하는 탁주(막걸리)를 마시고 나면 항상 쌓여있는 플라스틱 병을 보며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이를 보며 플라스틱 병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죄책감 없이 탁주를 마셔보고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2. 수요가 더 많은 맥주, 소주 그리고 와인 등을 선택하지 않고 전통술(탁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우리나라의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과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맥주는 보리, 소주는 카사바(타피오카), 와인은 포도의 원료입니다. 원료 대부분은 값싼 수입산을 사용하고 한국으로 수입하여 들어오기까지 수많은 탄소발자국이 발생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 중인 저렴한 탁주(막걸리)도 값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입산 쌀을 사용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술의 특징이었던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가양주 문화와 지역 주조장 문화를 살려 지역 농산물의 진흥과 더불어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Q3. 플라스틱 발자취가 제안하는 새로운 유통과정은 무엇인가요? 맥주나 소주처럼 유리병에 유통하면 어때요?


면담을 하면서 연구의 취지와 문제해결 방향성을 설명을 하면 우리가 제안하는 방식의 다회용기 유통구조가 생소하고, 실현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탓인지 유리병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기 십상이었습니다. 정말 유리병이 대안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국을 돌아다니며  알게 된 정보를 통해 유리병은 우리가 지향하는 대안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과거에 유통되었던 막걸리병

그 이유로는 첫째, 30~40여년 전 잠시 탁주병을 통일하여 시행했었는데 병 회수가 잘 되지 않았으며 휴대성과 내구성이 좋지 않아 금세 사라졌습니다. 둘째, 유리병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합니다. 그리고 깨지지 않는 한 반영구로 사용되는 것이라 믿었던 맥주와 소주병도 7~10회 재사용하다보면 미세한 금이나 흠이 생겨 상품성이 떨어지는 탓에 재가공(유리병을 깨트리고 녹인 뒤 재성형)하여 병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결국 유리병도 소모품이며 재사용을 위해서 많은 에너지 비용이 듭니다.


 

생맥주 펍에서 사용하는 케그와 탭

제안 대용량 생맥주용 케그

생맥주 파는 곳에 가면 볼 수 있는 대용량 케그와 같은 방식의 유통입니다. 생맥주 케그에 맥주대신 막걸리를 넣어 원하는 만큼 따라 마실 수 있게하면 됩니다. 탁주를 주로 파는 민속주점이나 소매처에서 플라스틱 병에 들어있는 탁주 대신, 플라스틱 병 없이 신선한 탁주를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습니다.

맥주도 처음에는 다회용기 유통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콜드체인이 구축되면서 그 판로가 더욱 안정적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에 탁주(막걸리)도 콜드체인만 구축이 된다면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콜드체인 : 농산물 등의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수확한 다음 최종 소비지까지 저장 및 운송되는 과정에서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여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는 시스템.     




제안 전통주(탁주) 제로웨이스트 리필샵

우리 부모님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 동네 주조장에 주전자를 들고가 탁주를 받아왔습니다. 이를 제로웨이스트 리필샵으로 되살려 탁주를 유통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물품을 필요한 만큼 살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리필샵의 특징과 구조를 이용하여 개인이 직접 용기를 가져가 원하는 만큼 탁주를 담아 갈 수 있도록 그 유통망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탁주는 효모와 유산균이 살아있는 특징상 새로운 유통구조에 대한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던 중, 탁주용 케그를 선행 연구하여 판매중인 업체를 알게 되어 방문 면담을 다녀왔습니다. 생맥주용 스테인리스 케그랑 같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쉽게도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다회용으로 사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맥주처럼 탁주도 충분히 케그와 같은 큰 용기에 담아 유통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확인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용기를 얻었습니다.


Q4. 현행법에서 필요한 개정필요 항목은 무엇인가요?    

플라스틱 발자취가 방문한 정부기관들

전국을 돌아다니며 14개 주조장 방문면담, 2개의 주조장 전화면담, 제주도의 주류면허지원센터 담당자 면담, 세종시에 있는 행정기관(국세청, 환경부, 농림부, 식약처) 관계법령 담당자 면담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찾은 개정필요 항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주세사무처리규정에 따르면 탁주의 판매용기는 5L 이하의 것을 사용해야 하며 10L 이상의 용기는 실수요자증명을 받았을 때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수요자증명 외 수요자가 다회용기로 탁주를 대량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둘째, 생맥주 탭과 같은 방식으로 탁주를 판매할 경우 탁주를 판매할 수 없는 근거와 조세 징수의 방법이 미비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현재 유통되는 맥주와 같이 케그 용기에 관련 정보와 내용이 적힌 스티커 등을 붙이면 충분할 것입니다.     

셋째, 맥주는 포장과 배달이 가능하지만 탁주 포장과 배달은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탁주의 유통기간이 짧고 유통과정에서 탈세 혹은 위생 문제가 생길 가능성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로웨이스트 리필샵에서 본인이 용기를 가져와 구매하는 방식이 불가한 상황입니다.     


 주세와 위생관리 등의 이유로 불필요한 규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세금과 위생은 민감하고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규제 방법이 필요합니다.     


추가로 법률적 개정도 필요하지만 재정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지역 주조장들은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에 대한 규제를 완화시킬 자금적, 사업적 여력이 부족합니다. 그러다보니 재원과 인력이 추가로 요구되는 다회용기 유통구조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입니다. 다만, 업장의 규모가 크고 매출액이 높고 꾸준하며 전국유통을 하는 주조장일수록 다회용기 유통에 대해 긍정적인 참여의사를 표현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유통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법률의 개정뿐 아니라 영세업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금전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다행히 면담을 했던 정부기관 담당자분들은 플라스틱 발자취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긍정적으로 검토했습니다. 다만 현행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국세청, 기획재정부, 탁주협회, 농식품부 등 다양한 기관들 협의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설득하는 시간과 바뀌어야 할 문제들이 많을 것입니다.     


Q5. 플라스틱 발자취의 차후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난 4개월 동안은 전국의 제조업자와 정부기관 담당자들을 만나며 전반적인 인식조사와 법률상 탁주 다회용기 유통을 막는 점들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술학교에서 전통주 교육을 이수하며 탁주 발효 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앞으로는 연구 단계에서 더 나아가 탁주용 대용량 다회용기 디자인 및 주조장의 참여 이끌어내기 등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그러려면 관계 법령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전통주(탁주) 다회용기 유통을 위한 관계 법령 개선을 위해 플라스틱 발자취의 차후 활동을 응원하시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지지서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forms.gle/Y5hAWdm12C1U6gs26



플라스틱 발자취가 방문한 주조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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