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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영 May 18. 2022

감정노동자는 언제까지 존재할까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


어제 잠도 늦게 잔데다가 오늘 점심도 거르고 일했더니 오후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3개월간 지속된 문제.


전화문의가 쏟아지는 팀에서 코로나로 일주일 격리 된 기간 빼고도 2달하고 일주일정도 전화만 1,100통을 받았다. 오늘 내가 아닌 다른 직원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쌍욕을 하는 악질 민원 전화를 받았다. 그저 안내 후 조치를 하면 되는 일이였는데 다짜고짜 욕질을 한 게 이번이 두번째인 사람이였다. 이 직원은 자다가도 가위를 눌린다고 한다. 이런 악질 00은 왜 존재하며 왜 우리는 직원을 이로부터 보호할 수 없는가.



오늘 청년모임에서 잠깐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왜 감정노동자의 보호조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청년들의 의견들은 이랬다.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지침과 체계가 부족하다.

사업주의 경영방침에 따라 고객응대지침은 달라진다.

욕설을 일정 기준 이상 하면 바로 처벌하는 메뉴얼이 있어야한다.


또 한편으로는 본인은 서비스센터에 전화해서 화를 내본 적이 있다며 민원을 잘 응대해서 화를 누그러뜨리게하고 말로라도 잘알아보겠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어떤 의견도 비난하지않겠다.


왜 감정노동자는 "일"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감정"까지 해결을 해줘야할까?


반면, 모든 인력을 AI화 하면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게 되는것일까?


오늘은 참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감정노동자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이기때문에

아무리 자살을 하고 퇴직을 해도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않는 것 아닐까?

나도 그동안 살면서 직접 겪어보지않았기 때문에 무지했다.

내가 짧게나마 겪어보면서, 혹은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느낀 바는

그들의 권리는 처음부터 없었다.

모욕감이 들어도 받은 전화를 거부할 권리, 다시 같은 민원인 전화를 받지 않을 권리 등


차라리 전화건수당 돈을 더 주던지 말이다.

그 악질민원이 끝나고 나서 바로 다른 전화를 안받는다고 회사 민원실에서 닥달하는 전화가 왔다고한다. ㅎㅎ 회사도 우리를 보호해주지 못하고 민원을 넣는구나 싶어서 내가 믿고 있었던 정의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챗봇, 음성안내 등이 늘면서 감정노동도 점점 줄어들 것 같다.

하지만 꼭 말로, 고압적인 어투로 화를 내야 하는 고질적인 민원인들의 세대가 다 죽고 없어져야 이 일이 끝날 것인가. 채팅과 AI가 익숙한 다음 세대가 민원인이 되면 상황은 나아질 것인가.

이건 과연 개인적인 문제일까, 사회적인 문제일까.

손님의 왕이면 해당 업종 종사자는 무엇일까?

노조는 우리를 보호해줄까?


관심을 가지고 감정노동자를 보호해줄 움직임이 더 필요하다.


차라리 이 세상에서 "감정"노동자를 없애던지말이다. 민원은 AI나 글로 받되 일자리 보존이 필요하다면 일처리는 "사람"이 처리해주면 되지않을까.

뭐가 옳은 것일까.

세상에 계급이 없다지만 계급은 존재한다.

일하는 시간뿐만 계산한다치더라도 고객은 왕, 종사자는 "감정"노동자이다.

기업이미지를 위해서라도 감정노동자들을 당연시 해서는 안된다.

단호하게 악성민원을 물리칠 제재와 법이 필요하다.

난 민원인이고 넌 직원이니까 무조건 내 화를 풀어야하는 의무는 없다.

내 감정은 내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다.

말로 내는 폭력도 엄연한 폭력이다.

사회가 이를 묵인하고 용서를 바라는 것도 큰 잘못이다.


감정노동자는 언제까지 존재할까?

우리 세대가, 혹은 우리 윗세대가 끝나면 사라질까?

서로 목소리 자랑하는 시대는 언제쯤 막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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