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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영 Feb 18. 2024

6. Dive into the world

에어팟

현대사회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진보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동시에 불안과 의존도를 야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로, 에어팟이라는 기기가 있습니다. 에어팟은 출시 초기에는 콩나물 같다는 조롱을 받았지만, 편리함과 혁신을 제공하며 많은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에어팟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과거에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별도의 오디오 플레이어나 유선 이어폰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에어팟이라는 무선 이어폰이 등장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에 연결하여 “소리”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에어팟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으로 주변의 소음을 차단해주어 마치 물속에 잠수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주변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도 음악이나 영상에 집중할 수 있고, 지금 이 공간에 같이 있지 않은 누군가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연결해줍니다.   


이렇게 스마트폰과 에어팟이 함께 결합하면 스마트폰은 시각 세계를, 에어팟은 청각 세계를 각각 재구성하며 지금 내가 능동적으로 선택한 세상을 구현해냅니다. 공간에 관계없이 내가 원하는 세계로 깊숙이 잠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러나 에어팟은 우리에게 이전에 없었던 개인적 불안과 사회적 문제를 안겨주기도 합니다.      


출퇴근 혹은 등하교 시에 깜박하고 에어팟을 챙겨 나오지 않은 날은 불안과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한 공간에 함께 있어도 때로는 에어팟을 착용하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끼는 것처럼  느껴지고, 무언가를 듣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의존도는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문제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직장 내에서 에어팟을   끼고 일하느라 상사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듣는 MZ세대의 특징을 나타내는 영상 콘텐츠가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콘텐츠의 MZ세대 직장인의 주요대사는 “저는 일을 할 때 에어팟을 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입니다. 실제로 에어팟을 끼고 일하는 문화가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한 IT 직종은 사무실에서 각자 집중이 잘되는 음악, 백색소음, 팟캐스트를 듣기 위해 에어팟을 끼고 일하며, 사내메신저로 대화하는 것이 매너로 자리 잡은 곳도 있으며, 직접 대면으로 말을 거는 게 오히려 무례하다(상사가 팀원에게 일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들리도록 하는 것 또한 폭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존재함)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빈번하게 상호작용이 필요한 기업에서 에어팟을 끼는 행동은 팀원들을 무시하는 느낌을 주고 업무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한다는 느낌을 준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팀장과 팀원 등의  직급과 상관없이 수시로 대화하고 회의를 가지는 문화에서는 나 홀로 다른 소리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생경하게 들린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편의점같이 점원이 혼자 일하는 곳에서는 간혹 ‘계산 시에는 이어폰을 잠시 빼주세요.’라는 안내말이 보입니다. 계산줄은 밀려있고 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는   점원의 애환이 담겨 있는 메모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최신 출시되는 이어버드들은 대화 감지  하기 기능이 있어서 이제 대화를 놓치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에어팟이 존재하지 않고 각자 듣고자 하는 스마트폰의 모든 소리가 다 들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하지만 이제 에어팟으로 우리는 공간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순간 어떤 세상에 존재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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