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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영 Apr 16. 2024

9. 여행들을 계획하며

올해도 벌써 1분기가 지나고,

4월 중순이 다가오고 있다.

오랜만에(?) 아주 일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처음에 왜 나만 바쁘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주어지고, 이런 환경에서 이런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되었지? 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이 가득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이 가시지가 않아서 친구에게 출근길에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내가 가고 싶었던 여행지들을 미리미리 예약해두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매달 돌아오는 위원회 일정 때문에 쉬는 날을 생각하지도 않고 진도만 나갈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올해 나는 자발적으로 휴가를 한번도 다녀오지 않았다.

선거 사무원으로 하루 일하고 공문으로 하루 쉬게되서야 내가 올해 한번도 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내 첫번째 여행계획은 5월초 마츠야마 2박 3일 일정이다.

소셜커머스에서 에어텔을 발견하고 바로 예약하였다.

5월 휴일이 많지만 휴일 외에 과감히 목금토 일정으로 확정했다.

그리고 오늘 생각해보니 5월 1일도 근로자의 날이라 휴일이 하나 더 있네.

일 진도 맞추는 걸 더 빠르게 해야겠다.

안되면 시간 더 내서 일하면 되지 뭐.

일정 조정해서 일 속도를 빨리 해야겠다.

가서 무엇을 할지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세부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그냥 무작정 떠나고 싶다.

혼자 조용히 있고 싶다.

한적한 곳에서 그냥 거닐면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쉬고 싶다.

요즘 일본의 작은 도시인 마츠야마가 뜨고 있는 모양이다.

직항으로 갈 수 있어서 가깝고 도고 온천 등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여행지인 것 같다. (아직 알아보지 않아서 그냥 느낌이다ㅎㅎ)


두번째 여행 계획은 8월 초 삿포로이다.

나름 거금을 들여 70만원대에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아무리 평소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한 여행이라지만 일본여행을 위한 항공료 치고는 저렴하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내가 기꺼이 투자하는 이유는 유명한 라벤더축제를 보기 위해서이다.

친구들에게 여행지를 추천 받으며 가장 끌렸던 곳이기도하다.


최대한 올해 일하느라 쓴 에너지를 아끼며 다녀올 근거리 여행을 찾다보니 어쩌다 일본여행만 두 번이나 기획하게 되었다.


아마 가을에도 간사이 지방에 단풍을 보러 청수사를 가지 않을까싶다.

몇 년전에 봤던 단풍이 정말 예뻤다.


올해는 매달 말에 내가 준비해야되는 위원회가 있어서

항상 월초에 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일정이 없었던 작년에는 오히려 해외여행을 한번도 안갔다.

코로나 여파가 덜 풀리기도 했고,

대학원 생활이 빡빡하기도 해서 여행을 생각하지 못했다.

요즘은 본의 아니게 일에 옥죄어 산다고 생각하니 반발심으로 더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걸지도 모른다.


바쁜 일 때문에 어쩌면 인생을 더 촘촘하고 알차게 살아가는 것 같은데,

사실 아직까지는 일에게 그런 멋진 지위를 선사하고 싶지않다.


올해 업무분장은 내 의지가 아닌 타인에 의해서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 강했다.

뭐 일이라는 게 늘 원하는 것만 하지않겠지만 말이다.

근데 누군가가 편하자고 나를 강제로 앉혀놓고 조종까지 하겠다는 심보라 얄미웠다.

타인을 바꿀 수는 없으니 이런저런 이벤트를 만들어서 나를 달래면서 일하는 수밖에.

게임, 여행, 골프 등 환기 시키는 행동들은 실제로 내 기분을 낫게 만들어주고

출근 후에 한층 일과 사람에게 덜 날카롭게 반응하게 해준다.

돈은 벌어야되고 또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여행은 아직 기대되는 것보다는...

그냥 나를 다른 장소에 데려다 놓고 싶다.


좋은 곳에 예쁜 것을 보여주고 

어느누구도 나에게 말걸지 않는 것을 기대하며

내 입맛에 맞든안맞든 새로운 음식을 먹게 해주자.


이렇게 여행일정을 위해서 일하다보면 일하는 요령도 늘어나겠지ㅎㅎ


아~회사가기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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