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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RI May 18. 2021

이름 없는 디자이너여도 괜찮아

ep2. 입사동기가 슈나우저라고요?

 첫 출근을 중국에서 하다니... 믿기지 않는 생각들을 뒤로하고 국제선 출국장에서 함께 갈 입사동기를 기다렸다. 입사동기와 전무님이 중국행을 함께한다고 며칠 전 전화로 연락을 받았다.

 난생처음 큰 캐리어를 들고 떠나는 순간이라 부모님과 인사하는 순간에 발이 떨어지지 않을 까, 공항버스 정류장까지만 배웅을 받고 나오는 길이였다. 다시 생각해도 그때의 감정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 겪는 흥분과 불안,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복잡한 머릿속과 반대로 질서 없이 혼잡하게 뒤 섞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내 몸은 멍하니 약속 장소 앞에 서있었다.

“혼자 왔어? 다들 처음엔 부모님하고 같이 오던데..?”

인사도 없이 훅 전무님의 목소리 뒤로 입사동기 친구와 눈인사를 하는데 발아래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낑 끼이잉...!”

큰 눈망울의 아기 슈나우저와 눈이 마주쳤다.

“얘도 입사동기야, 이름은 도착하면 팀에서 정해봐”

다시 입사동기 친구와 눈이 맞았다.

‘너도 알고 있었니?’

‘아니...?’

서로의 눈빛으로 대화를 마치고, 그렇게 우리는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기 슈나우저와 입사동기가 되었다. 같은 기숙사에서 함께 자고 함께 먹고 함께 일했다. 내가 생각했을 때 나의 첫 회사의 최고의 복지중 하나가 바로 슈나우저 동기였다. 훗날 나의 작은 입사동기는 회사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최고의 트러블 메이커였으며, 바이어들의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하는 능력자였다. 뭐 엄청난 낙하산이었기 때문에 그 녀석의 실력을 모두 인정하진 않았었다.

 부러운 녀석 잘 살고 있겠지... 벌써 그 녀석도 10살이 되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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