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는 고2 하위권 학생이었다.
복습테스트를 치른 어느 날, 채점을 했는데,
아마 13문제 중에 5문제를 맞았나 그랬을거다.
"A야, 대충 몇프로야 그럼?" 내가 물었다.
13문제 중에 5문제를 틀렸으니,
맞은 문제 8개를 전체 문제 13개로 나누면
100점 만점으로 점수가 환산이 되는 매우 간단한 질문이었다.
자리에서 한참동안 버벅이는 A를 보자,
좀 당황했던 나는 A에게 다가가
A가 계산하는 모습을 봤다.
13개중 8개를 맞은 점수를 어떻게 산출하는지 모르는 모양이었다.
수학은 계단식 학문이라 기초부터 쌓아가야 하니,
"A야, 넌 중학교 수학부터 다시해야겠다."라고 하자,
가오를 중시했던 그 친구는
"아~ 그건 자존심 상해서 못하겠어요" 라고 대답해서 빵 터진적이 있었다.
2.
당시 대학생 시절, 과외하는 고2 남학생이 있었다.
방에는 메탈리카와 같은 헤비메탈 CD들과 포스터들로 도배하고 있었고,
'이 친구는 취향이 확실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수업 초기, 아이스 브레이킹을 한답시고 진로를 물어봤더니,
가톨릭 신부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기독교에서 사탄의 음악으로 여겨지는 헤비메탈을 들으면서, 신부님이라니....
좀 더 자세히 들어보니, 퇴마를 하고 싶어서란다.
퇴마를 하고 싶어 신부님이 되고 싶은데, 사탄의 음악에 빠져있는 모순.
참 아이러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