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술의 장르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모바일아티스트협동조합)
외국에서는 데이비드호크니를 비롯한 화가들의 그림이 고가에 팔리고 있다
모바일아트로 제2의 인생을 열어가는 사람들
하루가 다르게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제는 쌍둥이도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말이 실감 나는 시대이다. 필름카메라가 사라진 지 20년이 넘어 처음에는 디지털카메라를 메고 다니더니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통화도하고 사진도 찍고 공부도, 음악감상도 하는 시대이다. 예술의 세계에 디지털이 들어왔다는 증거이다. 이제는 붓과 캔버스 대신 모바일 도구 하나로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나라 유일의 모바일 화가들의 모임, 《한국모바일아티스트협동조합》을 소개한다.
강한 햇빛이 내리죄는 8월의 하순, 조합원이 운영하는 합정동 그리스 음식점 그릭조이에서 만났다. 정병길 회장과 본지 칼럼리스트 김영민 모바일화가, 〈그릭조이〉 전경무 사장과 함께했다.
《한국모바일아티스트협동조합》은 당연히 모바일을 기반으로 예술활동을 하는 단체이다. 아직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모바일아트〉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우리는 알게 모르게 모바일아트의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면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모바일(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낙서도 합니다. 이런 것도 넓게 보면 〈모바일아트〉입니다. 모바일아트는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모바일에 그림을 그리고, 다양하게 활용을 합니다. 모바일에는 삼라만상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앱 가운데 자기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해서 사용하고 그것을 SNS에 나르기도 합니다. 그것을 출력해서 유화,수채화 처럼 전시도 합니다. 전시회에서는 필요한 사람에게 작가의 작품을 판매도 합니다. 그래서 '모바일'에 그린다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오프라인에서
의 미술 활동과 같습니다. IT시대에 복잡한 것 싫어하고 휴대하기 편한 사람들을 위한 아트의 한 영역입니다. 현대회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르가 많지만,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활용이 다양한 미술입니다. 〈장 미셀 바스키아〉의 낙서 같은 작품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판매가 되는 시대가 아닌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영혼이 없는 그림이라고 폄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둡고 묵직해야만 영혼이 있는 그림이 아니지 않습니까? 일례로 영화 <한산> 촬영의 격전지가 바다 위가 아니고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장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영화든 뭐든 이미 우리가 사는 생활 영역에 디지털의 예술 영역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CG로 해서 감동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모바일 아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영민 모바일화가는 즉석에서 핸드폰을 켜더니 설치된 앱을 눌러 화면을 편 뒤 삽시간에 작품 하나를 뚝딱 완성했다.
모이게 된 배경, 회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회원은 몇 명인지? 모여서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를 부탁 한다.
저는10여 년 전에 〈맥아터스쿨〉 정은상 교장에게 소개받고 모바일 아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재미있었는데 가르쳐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혼자 앱을 깔고 그리는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헬로크레용〉 앱 등 비교적 단순한 앱을 사용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감을 얻어 그림 강좌를 시작했습니다. 인플루언서인 정은상 교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서 안내를 많이 했습니다. 사람들이 특이한 그림 그리는 기법이라고 신기해하며10여 명씩 모여 들어 광진문화원이나 종로 문화센터,서초문화센터 등에서 강의를 하기 시작했는데 코로나로 중단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중학교 자유학년제, 대학의 비교과 과정 등도 연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에 《한국모바일아티스트협동조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회원이 40여 명 됩니다. 회원은 미술 전공자들을 비롯하여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는데 그릴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오늘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 그릭조이 전경무 사장은 연세대 공대 출신인데 한전 퇴직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요리를 하면서 모바일화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임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일정한 시기마다 모이는지 모여서 무엇을 하는지?
정기적으로 모이는 것은 1년에 한 번 회원전을 갖습니다. 모바일아티스트회원전입니다. 간혹 특별전이나 개인전을 여는 사람들도 있고 년 중 5~6회. 비정기적으로 모바일스케치를 갖습니다. 지난 6월29일에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육백마지기(1400m 고지)에 다녀왔고 그 전에는 양평의 두물머리에도 다녀왔습니다. 거기서 전시회도하고 스케치도 했습니다.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그림도 그리고 전시회도 하고 맛있는것도 먹으니 너무 즐겁습니다.
협동조합으로 모임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국내 모바일화가는 약 1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고 우리협동조합원이 40명정도 됩니다. 이들이 개인전도하고 모바일 아트 교육도 합니다. 협동조합으로 만든 이유는 함께 한다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은 서로 조금씩 조합비를 내서 운영하지만, 나중에는 이익이 창출되지 않겠습니까?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에도 이런 아트가 존재하는가?
당연하죠.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그림을 그린 생존 화가 중 최고의 반열에 있는 영국의 〈데이비드 호크니〉는 2010년 무렵부터 모바일그림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며 미술계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외국에는 국내보다 많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작품을 소장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라이센스가 필요한것 같다. 그런 방안은 없는가?
판화는 번호를 매겨서 작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모바일아트는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작품에 손질을 몇 번하면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제할 필요도 없다. 그림의 색과 변형이 쉽게 가능한데, 왜 같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겠습니까? 〈엔에프티〉 처럼 에디션으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것이 모바일아트의 강점입니다.
모바일아트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화된 것 같지는 않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
모바일아트를 소개하면 다 좋다고 하고, 재미있다고 하는데 이 예술에 대해 기존의 화가들이 약간 경계하는 느낌입니다. 처음에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가 디지털 카메라로 옮겨 갈때도 이아 비슷한 과정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필름 카메라 쓰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까? 앞으로 이 모바일 아트가 대중화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조합원들은 열심히 개인전도 하고 단체전도 합니다. 그런데 전시한 작품이 잘 많이 팔리지는 않습니다.
유럽에서 많은예술가들을 후원한 〈메디치가〉도 처음에는 예술인들을 후원하는 수준이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에게 후원을 하면서 가문자체가알려지고, 나중에는 메디치가가 더 권위 있는 가문이 되었고 유럽의 화상 〈뒤랑〉도 처음에 화상을 하면서 인상파의 그림을 후원하다가 나중에 대박 난 것이 아닌가요?
누군가가 관심을 갖게되면 처음에는 후원을 하다가, 그 후원이 투자의 의미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모바일 아트가 많이 확산되지 않았지만 화가들을 적극 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모임 자체로도 좋습니다.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만나서 서로 근황을 묻고 같이 돌아다니면서 스케치도하고 멋진 인생의 2막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쁨을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모바일아트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