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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탈리아 여행 (1)

by 라라

항상 꿈꿔왔다.

매일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을 정도로 그곳에 가고픈 꿈은 항상 마음속에 지녀왔었다.


어쩜 조금 더 젊은 시절에도 갈 수 있었던 기회는 충분하고도 넘쳤었단 생각이 지금에서야 든다.

그러나 그때엔 아이들도 어렸고, 쉽게 일주일 이상의 시간과 수백 단위 비용을 들여 여행을 계획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했을 시절이었다.

그러다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안정적인 시간의 흐름에 들어섰고, 어느 정도 성장해 버린 아이들이 되어, 혼자라도 훌쩍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과감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꿈만 꾸던 유럽의 여행이 조금 더 현실화되고 구체화되는 기회가 내게 생기게 되었다.


작년 초, 연구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출판사에서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참가 공지가 났다.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이라고?

그림책의 노벨문학상 같은 그 유명한 "볼로냐 라가치상"의 그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 참가를 한다고?!

동화책, 동화 그림, 일러스트 작가들에겐 꿈의 전시, 꿈의 무대 같은 곳인데.

수상을 떠나서 출품을 하는 것만으로도, 참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이며 기회가 되는 곳인데.

마음은 가고 싶었다. 그곳도 나의 꿈,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기에...


솔직히 처음엔 자신이 없었다. 책도 출간을 해야 했고, 그 국제 아동 도서전은 매년 3월 말~4월 초에 개최되는 국제적인 전시인데, 여름휴가도 아닌 뜬금없는 3월에 휴가를 내기란 여간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다른 산재된 일들로 해낼 수 있을 자신이 없었다.

'내가 무슨... 거기까지 갈 수 있겠어'


하지만 나의 내면의 소리는 자꾸 그쪽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내 인생의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도서전 출품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자리가 아니겠는가 싶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자꾸 기울이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비행기 티켓팅을 하고 있었다. 함께 갈 동료 작가들과 함께. 일단 볼로냐만 갈 순 없으니 그곳 전시를 보고 다른 지역을 둘러보는 여행계획을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여행 비용도, 회사의 휴가도 생각지 않은 채...


그렇게 어쩌다 저질러 버린 이탈리아 여행.

뭐든 모든 시작은 그냥 생각지도 않게, 갑자기 마음의 소리에 따라 따라가게 되는 법 아닌가.


지난 3월 말~4월 초, 일주일간의 나의 꿈같았던 이탈리아 여행기를 이곳에 기록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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