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화백 Dec 14. 2020

동기부여 백날 봐도 누워있을 거면서

동기부여 영상은 게으름을 이길 수 없다


“Do it now!” “부딪쳐라, 미친 사람처럼” “당신은 실패하지 않았다”

이런 류의 영상을 시청하는 우리는 모두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삶이 나아지길 바란다.  능동적인 삶의 태도로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키길 바란다.


과연 그렇게 받아들이게 될까? 개인적인 대답은 NO다.


그들은 영상에서 항상 같은 걸 외친다. ‘지금 일어나라’고, ‘당장 행동하라’고. 내가 비뚤어진 사람이라 그럴지 몰라도 언제나 누워 쉬고 있는 내 엉덩이를 걷어차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누워 쉬는 주제에 행동주의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조차 모순이지만, 난 그저 내가 몰랐던 우주의 숨겨진 법칙이 있나 싶었다. 역시, 부모님이 하는 잔소리의 시니컬한 버전일 뿐이다.


알면서도, 본다. 나보다 더 말주변 있고 논리적인 누군가가 내 무기력증을 그럴듯한 소리로 날려주길 바라며 누운 채로 몇십 개를 본다. 신기한 건, 어느 순간 내 재생목록은 ‘1년 만에 백만장자가 된 청년’ 등으로 넘어가 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말해준다. 난 그저 일확천금을 바라는 게으름뱅이라고. 


누가 백번 좋게 타일러도 소용없다. 개인적으로 삶의 태도가 가장 빠른 시간에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고백하자면, 당장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에게서 ㅈ밥 취급을 받는 거다. 그럼 바로 기적처럼 일어선다. ‘나 ㅈ밥 아니라고’ 외쳐야 하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