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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규 Feb 04. 2022

여객기를 타실 때 소소한 팁


1. 후지산을 보고 싶으시다면 하네다와 나리타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의 왼쪽 창가에 앉아서 이륙하자마자부터 밖을 보세요.


2. 오로라를 보고 싶으시다면

  가. 미주 동부(토론토/보스턴/뉴욕/아틀랜타/워싱턴 디씨)에서 야간에 출발하는 귀국편의 오른쪽 창가에 앉으세요. 이륙 후 대략 3시간 반 정도 지나면 창밖을 보세요.(환한 곳에서는 안보입니다.)

  나. 유럽(런던/파리/암스테르담/상빼째르부르그/모스크바/비엔나)에서 돌아오는 길이시라면 왼쪽 창가에 앉으셔서 상뻬체르부르그를 지나시면 창밖을 보세요. 대략 중부 시베리아를 지날 때까지 보입니다.

  다. 최근 출시되는 삼성 핸드폰과 LG V20 이상 기종은 카메라 모드 중에 전문가 모드가 있습니다. 노출시간과 ISO, 조리개를 수동으로 세팅할 수 있습니다. 그걸로 오로라 찍는 게 가능합니다.

라. 대한항공은 뉴욕에서 인천까지 매일 2회 운항합니다. 자정에 출발하는 KE086을 탑승하시면 보실 가능성이 있습니다.(082편은 비행 내내 해가 떠 있어서 안보입니다.)

대한항공의 유럽-인천 복귀 편은 대부분 저녁에 뜹니다. 해 떨어진 후 이륙하는 비행 편을 탑승하세요.


3. 한라산 백록담을 보고 싶으시다면 제주에서 부산/울산/포항/대구를 가는 비행기를 타시고 운이 좋으셔야 합니다. 일단 왼쪽 창가에 앉으셔야 합니다. 날씨도 맑아야 하고요.  비행기가 동쪽에서 서쪽(제주공항 대합실에서 바라볼 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륙)한다면 비행기가 한라산 정상을 끼고 좌선회 하면서 갑니다. 이륙하면서부터 창밖을 바라보세요.

                                     한라산 백록담


4. 제주도 야경을 보고 싶으시다면 동남아로 가는 저녁 비행기를 타셨을 때 왼쪽 창가에 앉으세요.


5. 서울을 하늘에서 바라보고 싶으시다면 일본과 미주로 가는 비행편의 왼쪽 창가에 앉으세요. 아니면 김포나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의 오른쪽 창가에 앉으세요.


6. 아부다비/두바이를 가실 때는 왼쪽 창가에 앉으시면 히말라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5시간 정도 지나면 보입니다.)

그 전에는 천산산맥과 파미르 고원도 보실 수 있습니다. 중동 항공사들은 인천에서 야간에 이륙하기 때문에 안보입니다. 두바이행 대한항공 KE951은 점심에 이륙해서 해 떨어질 때 착륙하므로 비행 내내 외부 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단, 다른 손님들이 대부분 주무시니까 계속 창문을 열어두시면 눈총을 받으실 거예요.

                                  에베레스트산



7.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강하하면서 10000피트 안전벨트 매라는 사인이 나오면 창밖을 보세요. 런던 시내 상공으로 날아갑니다.


8.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을 보고 싶으시다면 엘에이행 비행기의 오른쪽 창가에, 할리우드를 보고 싶으시다면 왼쪽 창가에 앉으세요.

               할리우드와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9. 샌프란시스코 가실 때 왼쪽 창가에 앉으시면 금문교와 베이브리지 시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략 20000피트 이하)



10. 맨해튼을 보고 싶으시다면 뉴욕행 비행기의 왼쪽 창가가 오른쪽 창가보다 볼 확률이 높습니다.

                            뉴욕 맨해튼 야경


11. 세토나이카이의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싶으시다면 오사카 간사이 행 비행기의 오른쪽 창가에 앉으세요.


12. 유럽행 비행기를 타시고 2시간 반이 지나면 몽골 초원과 바이칼 호수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항로에 따라서 오른쪽 창가일 수도 있고 왼쪽 창가일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 창가이면 이르크추크 상공으로 지나가는지라 더 잘 보입니다.

                       바이칼 호수의 서쪽 끝 스키장


13. 오로라는 통상 북위 60도 이상에서 잘 보입니다만 55도 이상에서도 보입니다.


14. 홍콩 포함 동남아에서 돌아오실 때 오른쪽 창가에 앉으시면 대만의 야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만 남부


15. 동남아/홍콩에서 부산으로 돌아오실 때 해가 떠있을 때 돌아오시면서 왼쪽 창가에 앉으시면 성산 일출봉을 보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16. 백두산을 보고 싶으시다면 옌지와 무단장 가실 때는 오른쪽 창가에 앉으셔서 1시간 정도 지나고 나면 지평선 위를 바라보세요.

미주 동부에서 북극 상공을 경유해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나 무단장/옌지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는 왼쪽 창가에 앉으셔서 하얼빈을 지나면서부터 20분 정도가 보입니다. 지평선 위로 완만하게 솟아서 정상 부분이 평평한 산이 딱 하나 보입니다. 그게 백두산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백두산입니다.

백두산 정상부의 북동사면입니다.



17. 달라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편을 타시고 운이 좋으면 록키산맥, 덴버, 시애틀, 레이니어 산, 아주 드물게 캐나디안 록키 마운틴(밴프/제스퍼)을 보실 수 있습니다.


18. 파리에서 뜨고 내릴 때는 창밖을 보세요. 반반의 확률로 파리 시내와 에펠탑이 보입니다.



19. 제주에서 김포로 오는 비행기는 오른쪽에 탑승하시는 게 보실 게 더 많습니다.


20. 이런 풍경들을 보시려면 비행기에서 수면을 포기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계속 밖을 보시다 보면 비행기 처음 타는 촌놈 취급을 받습니다만... 매번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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