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일을 해보겠다고 고군분투했던 2년 가량의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갑니다, 대학원!
데이터 사이언스 직무를 희망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시작점과 커리어패스, 그리고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학교에서 누군가는 학원에서 누군가는 일터에서 부딪히며 (바로 저입니다) 그 길을 개척해나가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 갖는 생각은 '더 발전하고싶다!' 일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들, 그리고 아직도 모르는 여러 영역들에 대한 갈망은 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망의 끝에서 한 번 쯤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대학원을 가볼까?'
나도 동일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학원을 고려하면서 단순히 '대학원'이 아니라 대학원에서 과연 '무엇을 얻기 원하는가' 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지식'이 목적이라면 어쩌면 대학원은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원을 고민할 때 생각했던 것들은 아래와 같다.
1. 파트타임으로 대학원을 갈 경우 원하는 만큼의 기술을 함양하지 못할 수 있다.
(수업 커리큘럼은 정해져있고, 연구 베이스로 대학원을 가는 것이 아니때문에)
2. 풀타임으로 대학원을 갈 경우 최신 기술을 익히고 연구를 할 기회를 얻는 대신 필드 경험을 터득하기는 어렵다
3. 데이터 사이언스의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하면 이도저도 아닌 제너럴한 지식만 익힐 수도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4. 대학원 학비는 생각보다 비싸다
데이터 관련 직무를 희망하며 조금이라도 알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데이터', 그리고 '데이터 사이언스' 라는 이름 아래에도 매우 여러 갈래의 커리어패스가 존재한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한 후에 이를 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수도 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딥러닝 모델을 개발할 수도 있고, ML 모델러로써 커리어를 쌓아갈 수도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데이터로 과학을 하는 것' 인데, 이를 어느 분야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길은 여러갈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원하는 것을 제대로 생각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다. 무작정 '대학원이 가고싶어' 라는 생각으로 파트타임 대학원을 간다면 정말 제너럴한 지식 정도만 익힐 위험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대학원을 고민한다고 했을 때, '최신 기술이라면 혼자 공부하는게 좋을 수도 있다' 라는 말을 현업에 계신 분께 듣기도 했었다. 그리고 4번의 '학비'도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대학원, 말을 쉽게 할 수 있어도 생각보다 학비가 아주 비싸다. (한 학기에 800만원이 넘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이 필요했다. 좋은 기회로 데이터 분석 일을 하고있지만 많은 사례들과 동향을 탐구하기에 지식의 소스들을 찾는 것이 내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많은 회사에서 테크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연간 행사를 열기 때문에 사례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늘어가고 있지만 빠르게 체득하기에는 대학원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세운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회사와 병행할 수 있는 곳
2. 컴퓨터 사이언스보다는 데이터
(따라서 AI 대학원은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3. 실제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곳
(이런 것에 특화된 대학원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어디로 지원을 했을까?
가을을 지나면서 두 곳에 지원했다.
1. 성균관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융합학과
2. Penn State university, Data Analytics (MPS, World campus)
성균관대학교는 일반 대학원 중에 흔치 않게 파트타임이 가능한 곳이다. 국내에서는 굉장히 초기에 생긴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 중 하나로 손꼽히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 비해 조금 더 안정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기업과의 연계가 있어 실제 현업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사이언스 사례들을 볼 기회가 많다고 들었다. 내가 딱 원하는 요소만 있는 곳이었다.
Penn state 는 world campus 라고 온라인으로 석사를 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Data analytics 지만 지원한 이유는 'engineering'에 속한 대학원이라는 점과, data science 를 적용하여 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capstone project 가 졸업 요건이기 때문이다. 이름은 Data analytics 지만 프로그래밍부터 통계, 딥러닝 기초, 데이터 마이닝 등등 우리나라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 커리큘럼과 유사하다. 과제를 하며 수강하는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기회가 있다는 것도 지원을 결심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 (물론 학비는 착하지 않다. 미국 online 석사과정들은 대부분 학비가 사악하다)
결과는 두 군데 모두 합격! 감사하게도 준비했던 길들이 틀리지는 않았었는지 모두 합격할 수 있었다.
대학원에 합격을 하고나니 새로운 스텝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보던 것보다 조금 더 넓은 시선을 갖게 되겠지 하는 기대감도 든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공부도 더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갖기 위해서는 스스로 기본기를 탄탄하게 해둬야한다. 네트워크와 인프라, 프로그래밍과 구현능력 가야 할 길이 산더미처럼 눈 앞에 다가오고있다.
할 일이 많이 생기는 것은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할 일이라는 것도 내가 어떤 일이든 시작 해야만, 발을 담궈야만 생기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작을 하게되어 매우 기쁘고, 앞으로의 나의 커리어도 기대가 된다. 더 다양한 일들, 그리고 더 많은 일들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길 꿈꾸며 오늘도 한 걸음을 내딛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