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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멘트 Jul 16. 2020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얼굴의 변화

아버지와 아들

저는 오래전부터 제가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지만 마흔이 되어서야 겨우 저에 대해 자신 있게 한 마디로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건강하게 노화를 복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면 얼굴에 선명하게 찍혀있던 베개 자국이 30분만 지나도 깨끗이 사라졌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차 그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심지어 부모님께서는 일흔이 다 되어가다 보니 그 자국이 저녁까지 간다고 하세요. 


사람들과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기 때문에, 또 매일 하루 한 번 이상을 누구나 거울을 보기 때문에 나이가 드는 것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경우가 분명히 있으실 거예요.


'정신없이 아이를 돌봤을 뿐인데, 또는 열심히 일을 했을 뿐인데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지? 젊고 생기 있던 내 모습이 언제부터인가 보이질 않네...'


이런 생각에 조금은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얼굴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걸까요? 



왼쪽은 1982년의 아버지와 제 사진이고, 오른쪽은 2017년의 저와 제 아들의 사진입니다. 


"아버지의 엄지 손가락이 내 손바닥만 할 때가 엊그제 같더니 아니 벌써 이곳 멀리 아주 먼 거리를 걸어 어느새 난 여기까지 오게 됐지" 드렁큰타이거, 엄지손가락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인 드렁큰타이거의 '엄지손가락'이라는 노래의 한 구절입니다. 

위 사진처럼 정말 아버지의 엄지손가락이 제 손바닥만 할 때가 얼마 전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어느덧 제 아들이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서른이 넘어 피부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도 어떤 삶을 살아야 눈을 감는 순간에 후회가 남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군의관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마친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피부과학교실의 피부노화연구소에 연구전임의로 일을 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세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제 생각과는 많이 다른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두 달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잠깐이지만 의사가 아닌 환경보호 재단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고, 지금은 피부과 전문의로서 일을 하고 있지만 발달장애인 분들이 생산하는 천연비누를 판매하여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 기업 '디엘레멘트'의 공동대표도 역임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정말 안정적이고 평범할 수도 있는 인생이었는데, 참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면서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또는 어머니와 딸이 함께 있으면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부모 자식관계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죠? 머리카락이 나는 방향까지 똑같은 걸 볼 때마다 유전자는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 사진은 아버지, 저, 제 아들 셋이 시골에 가서 성묘도 하고 가재도 잡고 드라이브도 하며 놀다가 귀갓길에 함께 찍은 사진인데요.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가족끼리 닮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누가 아버지이고 누가 아들인지를 헷갈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의사들은 본격적인 의대 공부의 시작을 해부학으로 하게 됩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게 생겼고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해부학적 구조의 유사성으로 인해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패턴도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첫째, 눈밑지방이 돌출하고 볼 정면의 볼륨이 줄어들면서 눈물고랑이 깊어집니다.


둘째, 전체적으로 입체감이 소실되며 밑으로 늘어지면서 굴곡이 발생하고 얼굴이 넓어 보이는 등 윤곽(contour)이 변화합니다.


셋째, 항상 입을 꾹 다물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습관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이며, 이마와 미간, 입 주위, 눈가에 주름이 깊어집니다.


넷째, 피부와 피하지방층의 세포외기질이 줄어들어 탄력이 줄어들고 잔주름이 많아집니다.


다섯째, 피부결과 톤이 변화하고, 기미나 검버섯, 홍조, 모공 확장 등 피부의 가장 얕은 층의 변화가 동반됩니다.



얼굴의 노화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위에 말씀드린 현상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며 복합적이고 지속적인 변화의 결과 나타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화를 가장 근본적이면서 자연스럽게 복원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레이저 치료나 피부관리를 통해 피부의 가장 얕은 층의 변화를 복원하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앞으로는 위와 같은 변화가 생기는 원인과 근본적인 노화 복원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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