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모임 운영의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 짚어보기
모임을 시작하면서 고려하면 좋은 세 가지 부분인 서비스, 브랜딩,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서비스와 브랜딩 마케팅을 회사 실무로만 배웠거나 책을 통해 따로따로 배운 사람, 온라인 모임 운영에 이것들을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막막한 사람이라면 끝까지 읽어보기 바란다.
온라인 모임은 아무런 재능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 앞선 글에서도 강조한 것처럼 강의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모임을 열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지점은 고려해야 한다.
1)
과연 이 돈을 지불하고 사람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까? 하는 점이다. 그렇기에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시작할 수 있도록 한번쯤 고민해 볼 일이다.
그렇다고해서 겁먹고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일단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단, 적정 가격을 책정해서 말이다. 모임의 운영 형태가 '인증 모임'인 경우 초반에는 친목모임하듯 단톡방을 열고 무료로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좋겠다.
참가비가 무료일 때 좋은 점은 첫째, 사람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돈을 내지 않고 참여할 수 있으니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고 손해볼 것 없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무료 운영을 하면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두 번째로 무료 체험기간을 두고 모임을 운영하는동안에는 후기를 받기가 좋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런 모임 운영이 처음인 사람은 참여후기를 받는 것에 대해 주저할 수도 있다. 그렇게 ‘후기를 남겨달라고 요구하면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느라 타이밍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후기를 쌓기 위해 무료로 시작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2)
참가비만큼이나 모임장을 하게 된 당신의 '리소스 투입'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모임 운영과 같은 서비스업에서는 인력의 투입이 원가를 대신하고 마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모임을 운영해보면 생각보다 신경쓸 부분이 많다. 하지만 어느정도는 시스템화하고 손이 덜 가게끔 셋팅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한다. 이 부분은 나중에 상세한 예시를 들어 다시 설명할 예정이지만 간단히 덧붙여본다. 특히 본업과 병행하여 부업으로 모임운영을 하려는 사람일수록 시스템에 공을 들여야한다. 최대한 적은 리소스를 투입하고 만들어둔 체계를 계속해서 사용할 방법 말이다.
핵심은 가격대비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당신이 투입하는 리소스와의 균형도 잘 잡아야한다. 다만 무료체험기간을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되도록 할 수 있는 최대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서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한껏 높이자. 그렇게 ‘만족스러웠다’는 후기를 쌓아가면서 점차적으로 참가비를 높인다면 모임 서비스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원하는 수익에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다.
3)
자신의 아이템(모임)에 불신이 강한 사람이라면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다. "시장에 내놓아 보지 않으면 모른다" 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아보이는 아이템도 막상 시장에 내놓았을 때 반응이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단 내어놓고' 시장의 요구대로 수정을 거듭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모임을 여는 것은 일종의 '시장성 테스트'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가짜문 테스트(매장을 연 것처럼 가오픈하고 손님이 몇 명이나 오는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당신의 '온라인 모임 모집글'이 될 수 있다. 일단 모집해보고 얼마나 사람이 모이는지 시험해보자. 시장에서 얼마나 매력있는 모임인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기수를 거듭하며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가면 된다. 가격과 함께.
그러니 겁내지 말고 일단 아이템을 정한 후 일단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딩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오해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우는 브랜딩에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거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브랜딩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에는 브랜딩이 홈페이지를 만들고 로고를 만드는 작업만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물론 회사나 업체에서는 위에서 말한 모든 과정을 브랜딩에 포함시킬지 모른다. 하지만 '퍼스널 브랜딩'을 해야하는 개인에게 있어 브랜딩의 제일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일관성'이다. 늘 똑같으라는 말이 아니다. 나름대로 일하는 철학을 세우고 거기에 맞게 자신을 브랜딩하라는 뜻이다. 모임 역시 모임의 정체성과 본질에 대해 고민해보고 거기에 맞게 운영하며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핵심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에서 변주해나간다.
예를 들어 필자가 운영했던 매한쓰의 경우 '매일 한 쪽 쓰는 것'이 모임의 본질이자 핵심이었다. 그리고 '치유와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가져가며 모임원들과 함께 커나가는 '함께 성장'을 추구했다. 글쓰기 미션이나 주제는 매 기수 조금씩 변화했지만 모임의 본질이나 운영 철학을 잊지 않았기에 10개 기수동안 매번 모집 인원을 채울 수 있었다.
이외에 모임을 모집하면서 매한쓰에서 바꾸지 않았던 것은 모임 로고 정도다. 로고라고 해봐야 '매한쓰'라는 글씨체를 바꾸지 않은 것 뿐이지만. 매한쓰를 대표하는 주요 컬러도 초반에는 매 기수 메인 컬러를 바꾸다가 나중에는 인디핑크 계열의 색상으로 정착했다. 또 모집글에 드러나는 카드뉴스 이미지에 2-3가지 컬러 이상 쓰이지 않게 주의했다. 바탕에 쓰이는 컬러와 글자를 강조할 때 쓰이는 컬러도 구별했다.
지금부터 모임을 모집할 생각이라면 모임의 '컨셉'을 잡는다고 생각하고 아주 최소한의 것들을 정해보도록 하자. 이 최소한의 컨셉을 잡으려면 당연히 모임 아이템이 먼저 정해져야 하고, 네이밍을 적절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야 로고나 컬러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무엇을 하려는 모임인가'라는 정체성만 잡히면 된다. 다른 것들은 차차 잡아나가면 되니 크게 고민하지 않기를 바란다.
브랜딩,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잘하면 좋고 못해도 그만이다.
마케팅과 관련해서도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특히 돈을 들여 광고하는 것만이 마케팅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이들이라면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1인 기업이나 디지털노마드와 같은 이들에게 있어 마케팅이란 '모든 작업 활동을 기록하고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정의하고 싶다.
때에 따라서는 공들여 홍보를 할 필요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하기 전에 평소 습관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작업물에 대해 사소한 것이라도 캡처하거나 저장해서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손쉬우면서도 핵심적인 마케팅 활동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모임을 운영하기 전부터 자신이 '어떤 사전준비'를 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홍보한다는 말은 블로그나 인스타와 같은 SNS 채널을 통해 꾸준히 알린다는 뜻이다. 운영중인 SNS채널에 게시물을 적어도 하루 1개 이상 올리도록 한다. 준비하고 있는 모임과 관련한 글이면 더 좋고 일상적인 소통을 위한 게시글도 괜찮다.
핵심은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것' 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특정 해시태그 '최신 게시물'에 자신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 팔로워를 모으기에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블로그에서도 당신을 이웃추가한 사람의 피드에서 당신의 게시글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무언가를 자꾸 업로드하자.
이 때 사람들이 SNS를 집중적으로 확인할만한 시간대를 고려해서 업로드 하는 것도 팁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출퇴근 시간대와 점심시간대를 집중 공략하여 8시, 12시, 6시 무렵에 하루 3개 게시물을 올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2개를 업로드하든 1개를 업로드하든 이 시간대에 맞추어 올리는 것과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이는 크다. 믿지 못하겠다면 이렇게 딱 한 달만 해보자. 이전과는 다른 조회수를 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관심사가 비슷한 이웃들의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소통한다. 소통에는 특별한 스킬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상대방의 게시글을 읽고 해당 게시글의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몇 자 적어보는 것이다. "게시글 안에서 ~라는 문구가 인상깊네요." 하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또 한 가지 신경써야 할 부분은 '팔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마케팅 업체에서 진행하는 블로그 관리 대행사들이 '팔려는 글'을 매일 포스팅하고 기계적인 댓글을 달아 눈살 찌푸리게 하는 것과는 달라야한다. 게시글과 댓글을 통해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고 정말 친한 친구를 만들듯이 하면 좋다. 팔아야 한다는 의식 없이 형성된 자연스러운 인맥이 자주 진성 고객이 되고는 한다.
SNS 상에서 하는 자신의 모든 활동이 마케팅임을 잊지 말자.
여러가지 부분을 짚고 넘어가려고 마련한 글이지만 디테일한 부분이 조금 아쉽다. 여기에서 다 다루기엔 양이 많아질 것 같아 추후 다른 글에서 더 다뤄보겠다.
*질문에 대해 답변드리지 않습니다. 비판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감사히 읽겠습니다.